대학로 뷔페 애슐리 월드푸드페스타 혼밥 후기
내가 뷔페에 혼자 가서 혼밥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뷔페는 항상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갔었다. 혼자 뷔페에 가는 건 뭐랄까, 영 자신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처음으로 뷔페 혼밥에 도전해봤다!
요즘 육아를 하느라 먹고 싶은 음식은 먹지도 못하고 빵처럼 빨리 먹을 수 있는 것만 우걱우걱 먹기 일쑤여서,
맛있는 음식이 많은 뷔페에 꼭 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한 번 해보니 별 것 아니다. 앞으로 뷔페에 혼밥하러 자주 갈 것 같다. 후후.
대학로 애슐리퀸즈
2024년 2월에 오픈한 따끈따끈한 대학로점
대학로 애슐리퀸즈는 2024년 2월 말에 오픈한 새 음식점이다. 그만큼 시설도 깨끗하고 공간도 쾌적하다.
매장은 대학로 혜화역과 가깝지 않다. 혜화역에서 도보로 15분 정도 걸어야 하는 홍대 빌딩 지하 1층에 위치해있다.
오픈은 11시, 예약 권장
애슐리는 11시에 오픈한다. 나는 평일 오픈시간에 맞춰 예약 없이 매장을 방문했다.
사실 평일 오전이라 사람이 별로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나의 착각이었다.
오픈하자마자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벌떼같이 몰려와 음식점에 마구 들어갔다. 아니, 애슐리가 이렇게나 인기가 많다고?
미리 예약을 하고 온 사람들은 프리패스로 테이블을 안내받았다. 나처럼 예약을 하고 오지 않은 사람들은 키오스크에서 셀프 계산을 한 뒤 앉아야 해 입장이 조금 늦어졌다.
애슐리퀸즈 런치 뷔페 1인 가격은 19,900원. 키오스크에서 결제를 완료했더니 키오스크가 자동으로 테이블을 할당해줬다.
내 자리는 A-5. 한두명만 앉을 수 있는 작은 테이블이다.
내가 인원수를 1명으로 세팅했더니 키오스크에서 자동으로 2인석 자리를 잡아준 듯 하다.
나야 좋다. 나 혼자서 혼밥하면서 4명이 앉는 넓은 자리를 주면 오히려 다른 사람들에게 눈치보이니 말이다.
작은 테이블에 짐을 두고 주위를 둘러보니 매장이 꽤 넓었다. 구역은 A구역, B구역, C구역으로 나뉘어져있었는데
C구역이 음식이 있는 곳과 가장 가까워보였다.
내가 앉은 A구역도 음식을 가지고 오는 동선과 거리가 나쁘지 않았지만.
애슐리퀸즈 월드 푸드 페스타
애슐리퀸즈에선 요즘 월드 푸드 페스타를 하고 있다. 세계 유명한 음식들을 뷔페 메뉴에 구현한 것.
내심 딸기뷔페를 기대하고 있던 나는 벌써 딸기 컨셉이 끝났다는 사실을 알고 약간 실망했지만..
그래도 세계 음식을 먹다보면 여행하는 듯한 느낌이 들 것이라고 위안하며 음식 코너로 갔다.
가장 무난한 피자와 파스타. 각각 네 가지 종류가 있어 골라먹는 재미가 있었다. 파스타 중에서는 토마토, 크림 파스타가 가장 내 입맛에 잘 맞았다.
메뉴 군데군데 외국 음식들이 보였는데, 멕시칸 타코, 외국식 굴전, 에스까르고, 영국 피시앤칩스도 있었다.
다양한 음식을 먹어보기 이전에 뭘 먹을지 고르는 일차원적인 재미가 있었다.
스시바엔 스시는 없었지만 다양한 종류의 초밥, 롤이 있어 한입거리로 먹기 좋았다.
떡볶이와 맥앤치즈, 스페인식 빠에야도 굉장히 맛있었다.
외국 메뉴가 질릴 때쯤 따뜻한 홍합탕이나 수프를 먹으면 느끼함이 싹 가시면서 다시 음식을 먹을 힘이 생겼다.
사람들이 다양한 맛을 고루 즐길 수 있도록 한국 음식과 일반 뷔페 메뉴, 해외 유명 음식들을 잘 섞어 매치해둔 듯.
애슐리의 자랑거리 중 하나는 바로 디저트!
디저트 코너에 오렌지, 바나나, 리치 등 각종 과일이 있고, 다양한 종류의 케이크, 음료도 준비되어있다.
원하는대로 취향껏 골라 먹기 좋은 다양한 메뉴 구성이 참 마음에 든다.
애슐리에도 다른 뷔페와 비슷하게 와플 머신과 토핑이 구비되어있다. 그래서 와플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각자 취향에 맞게 와플을 만들어먹는다.
디저트 코너에 있는 것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이 바로 이 티콜렉션이다. 예쁜 통에 각기 다른 티백이 들어있다.
뷔페에서 음식을 먹다보면 심심한 물, 너무 자극적인 탄산음료 말고 입맛을 돋우는 잔잔한 티를 마시고 싶을 때가 있다.
웬만한 뷔페에선 카모마일처럼 대중적인 티 한두 종류만 준비해두는데, 애슐리는 티까지 뷔페식이었다.
원하는 향의 티를 얼마든지 가져가서 마실 수 있도록 세팅해둔 것.
나는 혼밥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번 티를 만들어마셨다. 애슐리, 정말 오랜만에 와봤는데 음식 구성이 더 좋아졌네.
뷔페, 혼밥해도 괜찮아
내가 담아온 음식들. 나는 정말 가져온 음식들을 티끌 하나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이렇게 메뉴 하나하나가 맛있고 퀄리티가 좋을 줄이야.
인당 19,900원이라는 혜자로운 금액으로 이 정도 뷔페를 즐길 수 있다면, 이건 가성비 극강 수준이다.
처음엔 혼자 뷔페먹으러 가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 은근 걱정했다.
그런데 정작 가서 밥을 먹어보니 아무도 나를 신경쓰지 않는 것 같았다.
게다가 테이블도 직원에게 안내받을 일 없이 키오스크를 통해 자동으로 할당받았기 때문에
누구하나 눈치주는 사람이 없어 나는 굉장히 편하게 식사할 수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나처럼 혼자 와서 뷔페 음식을 먹는 사람이 몇 명 보였다.
뷔페라서 혼밥을 걱정했더니만.. 막상 와서 먹어보니 나쁘지 않네!
이번에 조금 용기가 생겨서 다음번엔 더 당당하게 혼밥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2만원도 안되는 저렴한(?) 금액으로 내가 좋아하는 빠에야부터 피시앤칩스까지 온갖 월드푸드는 다 먹어봤으니,
게다가 혼밥한다고 눈치보거나 쳐다보는 사람도 한 명도 없었으니, 애슐리퀸즈 대학로점의 만족도는 200%다.
월드푸드페스타가 끝나기 전에 한 번 더 가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