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월 아기 장염 – 개포동 연세도우리소아과 수액 후기

13개월 아기 장염 – 개포동 연세도우리소아과 수액 후기

 

동네 소아과에선 장염이 맞지만 발열, 쳐짐 증상이 없으면 먹는 약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계속 아기가 먹는 것을 거부할 경우 쳐짐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수액을 맞아야 할 수도 있단다.
수액을 맞힐지는 부모의 선택사항이며, 이 병원에선 수액을 놓지 않으므로 만약 수액을 원한다면 다른 병원을 찾아가야 한다고 했다.

 

우리는 일단 약을 처방받아 왔다. 약은 항생제와 지사제였다.
그런데 문제는..아기가 약을 잘 못 삼키고 다 토했다.
게다가 가까스로 약을 먹여도 설사를 계속했다.
밤중에 자다가 아기가 방귀끼는 소리에 깬 것이 10번 정도 된다.
그 때마다 아기 기저귀를 열어보면 다 묽은 응가가 묻어있었고, 우리는 계속 기저귀를 갈아줘야 했다.

 

그 다음날 아기가 쳐짐 증상까지 보여서 우리는 바로 수액을 놓아주는 병원을 찾았다.

 

 

돌아기 장염 수액 가능한 병원

여기저기 급히 알아본 결과 장염에 걸린 돌아기가 수액을 맞을 수 있는 병원은
– 삼성의료원
– 신촌세브란스
– 아산병원
등이었다.

응급실까지는 가지 않아도 되고 소아 병동으로 가서 주사를 맞으면 된단다.

(참고로 어린이병원에선 수액을 맞을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큰 병원으로 가면 진료 전 여러가지 검사도 받아야 하고 오래 대기해야 하기에, 우리는 가능한 대형병원에 가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더 찾아본 결과 개포동에 있는 연세도우리소아과병원에서 수액을 맞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마침 대기도 그리 길지 않다고 해서 바로 아기를 태우고 차를 몰았다.

 

연세도우리소아과병원

개원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병원, 주말/야간 진료도 OK

연세 도우리소아과는 개원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병원이지만, 소아과 전문의가 다섯 명이 있는 꽤 규모있는 곳이다.
게다가 오후 11시까지 야간 진료를 하며, 평일 뿐 아니라 주말에도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전공의 대란인 이 시기에 소아과 전문의가 무려 다섯 명이 있고 환자 대기까지 짧다니.
한시라도 급히 아기를 병원에 데려가야 하는 우리에게 이 병원은 최적의 옵션이었다.

새 병원이라 그런지 인터넷 상에서 리뷰가 적기는 했다.
하지만 우리처럼 아기가 장염에 걸려 내원했는데 수액을 맞았다는 글이 하나 있었고,
이 글에 “간호사 분이 혈관을 잘 찾아 바늘을 한 번에 꽂았다”는 내용이 있어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다.

 

아기들은 혈관찾기가 쉽지 않아 수액 바늘을 여러 번 찌르는 걸 알고
손등에서 혈관을 못 찾으면 발이나 머리까지 사용하는 걸 알고 있어서
소아 정맥을 잘 찾아내는 베테랑 간호사가 있는 곳으로 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대형 병원이 아닌 동네 병원을 가는 걸 망설인 유일한 이유가 바로 이 부분이었다. 새로 생긴 동네 병원에 베테랑 간호사가 있겠어? 싶었다)

 

상가 건물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병원에 들어간 시간은 평일 오후 세 시 쯤.
건물도 병원도 굉장히 깨끗했다. 수납과 접수는 디지털로 직접 할 수 있게 되어있어 편리했다.

아기들이 많지 않아 우리는 바로 진료실에 들어갔다.
선생님은 장염이라는 같은 진단을 내렸고,
어차피 센 약을 투여해도 아기 몸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상태이니, 항생제 사용을 멈추고 위장약과 지사제, 그리고 수액으로만 장염을 잡아보자고 하셨다.
우리가 아기가 며칠 제대로 된 식사를 못했기 때문에 영양제도 같이 맞고 싶다고 얘기해서, 아미노산 성분의 영양제도 같이 맞기로 했다.

 

  • 장염수액: IV hydration. 병당 4만원 정도 한다. 전해질 성분이고 총 2-3시간 정도 맞는다.
  • 영양제: amino acid. 병당 4만원 정도 한다. 아미노산이고 총 3-4시간 정도 맞는다.

 

진료를 마치고 주사실에서 아기 수액 바늘을 꽂는데.. 나는 도저히 못보겠어서 나와있고 신랑이 간호사 둘과 함께 아기를 잡았다.

 

아기 수액 바늘꽂기 두 번 만에 성공

우리 아기는 두 번 만에 바늘 꽂기를 성공했다고 한다.
왼쪽 손등에 1차 시도했지만 혈관이 잡히지 않아서 오른쪽 손등에 한 번 더 찔렀고 2차 시도에서 성공했다.

아기 우는 소리를 병실 밖에서 듣는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속상하다.
큰 병이 아닌데도 이 정도인데, 큰 병이 있는 아기의 부모들은 그 마음이 얼마나 아플까.
얼굴이 시뻘겋게 질려 수액을 맞는 아기를 보며 불쌍하고 속상한 마음에 눈물이 났다.

 

별도로 분리된 수액실 처치공간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병원이라 그런지 시설은 참 깨끗했다.
우리는 주사실에서 아기 손등에 수액 바늘을 꼽고 다같이 수액실로 이동했다.

수액실엔 개별 룸이 8개 정도 있다. 룸 안엔 요, 베개, 이불이 있어 수액을 맞는 사람이 편하게 앉거나 누울 수 있다.
커튼을 치고 있으면 사생활 보호도 된다. 좋다.

보호자도 함께 수액실에 들어가있을 수 있어서, 나와 신랑은 교대로 아기를 안고 있었다.
아기는 처음 두 시간은 자더니 이후엔 잠이 깨서 엄청 울었다.
아무래도 수액실이 답답한가 싶어 간호사에게 수액걸이를 달라고 한다음 수액을 걸고 수액실 밖으로 나갔는데,
여기엔 다른 어린이 환자들도 꽤 있고 책 등 볼거리도 있어서 아기 기분이 한결 나아진 듯 했다.

겨우겨우 4시간 정도를 버티며 수액과 영양제를 다 맞은 우리 아가는 수납, 약국 방문 후 병원을 나올 수 있었다.

 


 

연세도우리소아과 방문은 만족스러웠다.
일단 머리에 바늘을 꼽는 고생 없이 두 번 만에(한 번에 성공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꼽은 것도 감사할 일이었고,
깨끗하고 쾌적한 시설도 마음에 들었다.
게다가 소아과 전문의에게 야간/주말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도 너무 좋았다.
혹시 아기가 주말에 아프면 바로 달려갈 수 있으니까.

약간 아쉬운 것은 간호사들 중 일부가 불친절하고 대응이 늦었다는 것인데..
그래도 불만을 가질만한 정도는 아니었다.

앞으로도 아기가 아픈 일이 생기면 동네 소아과 다음으로 이 곳을 자주 방문할 것 같다.

혹시 아기가 장염에 걸려 수액 맞을 수 있는 병원을 찾고 계신다면,
개포동에 위치한 도우리소아과 방문도 고려해보시기를.

 

 

덧.
내가 경험한 결과, 아기 장염 수액은..

  • 돌아기가 수액을 맞을 수 있는 병원이 한정되어있어 일일이 알아봐야 한다.
    *대형 병원을 갈 경우 응급실까지는 안가도 되지만 대기가 있을 수 있다.
    *동네 병원에서도 종종 수액을 놓아주기도 한다.
  • 돌아기가 수액을 맞을 경우, 혈관을 찾기가 어려워 손등 뿐 아니라 발, 머리 등에 바늘을 찌를 수 있다.
    *소아 정맥 베테랑 간호사가 있는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 돌아기가 수액을 맞을 경우 3~4시간 정도 소요될 수 있다.
    *아기에게 빠른 시간 내 수액을 투여하는 것이 무리이기 때문이다.
  • 장염 수액과 영양제를 같이 맞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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