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개월 아기 수족구 극복기 증상 치료 어린이집 확인서까지

19개월 아기 수족구 극복기 증상 치료 어린이집 확인서까지

 

수족구 확진

어린이집에서 수족구가 유행한다는 뉴스를 보면서도,
전 직장 동료가 아기가 수족구에 걸렸는데 엄청 무서운 병이라고 경고하는 걸 들으면서도,
내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웬 걸. 지난주 화요일쯤부터 아기의 얼굴, 손발에 우둘두툴 뭔가가 나기 시작했다.

처음엔 두드러기인 줄 알고 보습을 충분히 해주면서 더 순한 제품으로 로션을 바꿨다.
그런데 수요일 저녁에 증상을 보니..

  • 두드러기같은 발진이 손가락 발가락에서부터 몸 곳곳에 퍼지기 시작함
  • 아기가 밥도, 좋아하던 간식도, 물도, 우유도 거부하기 시작함
  • 미열이 살짝 있음
  • 계속 칭얼대고 안아달라고 함

딱, 수족구일 것 같다는 생각이 스쳤다.

아기를 부리나케 병원에 야간에도 운영하는 소아과로 데리고 갔고
소아과에서는 80% 수족구라는 진단을 내렸다.

왜 80%로만 진단을 내렸는지 나는 사실 아직도 납득이 안된다.
입 안 수포가 많이 보이지 않아 그렇다는데, 누가 봐도 수족구가 맞았음.

수족구 증상

증상 발현 1일차: 손발 발진

초기에는 사진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발진이 아주 아주 약하게만 올라왔었다.
처음엔 모기물린 것 아니냐며 착각했을 정도.

 

증상 발현 2일차: 부위가 온몸으로 퍼져나감(엉덩이, 허벅지, 팔꿈치, 무릎 등) / 미열 / 음식 거부(빵만 먹음)

2일차부터는 발진 부위가 엄청 넓어졌다. 약간의 미열도 있었고, 아기가 음식을 거부한 채 빵만 먹어서 빵과 물로 끼니를 때워줘야 했다.
아기를 소아과에 데리고 간 날도 바로 이 날이다. 약은 바이러스 대응 물약과 해열진통제를 받아왔다.
어린이집에도 바로 내용을 알렸다. 이제 가정보육 시작이다.

 

증상발현 3일차: 음식 아예 거부(빵, 물 모두 먹지 않음) / 침 많이 흘림 / 계속 울고 칭얼거림 / 잠만 잠

아기가 아예 음식을 거부했다. 전날 잘 먹던 빵과 물마저도 완전히 stop.
그리고 종일 우는데.. “아파 아파 아야해” 소리를 지르며 울었다.
어른이 입 안에 구멍 하나만 나도 쓰리고 아픈데, 아기 입 속 전체가 헐었으니 얼마나 아플까..
보기가 너무 안쓰러워 나도 눈물이 났다.

배가 고픈지 “맘마 맘마” “물” 하면서 우리에게 달려오다가도,
물을 주면 소리를 지르고 경기를 일으키며 물병을 던져버렸다.
속이 아프단다. 목구멍에 가까운 쪽도 모두 헐어버린 것 같다.

혓바닥을 보니 육안으로도 혀 정중앙 부분이 하얗게 곪아져 있는 게 보였다.
잇몸도 구내염처럼 구멍이 숭숭.

침을 넘기지 못할 만큼 아프니 아기가 하루종일 계속 침을 흘려 옷은 계속 젖었다.

그리고 밥과 물을 아무것도 삼키지 못한 아기는 소리를 지르고 울다가 잠을 자버렸다.
평소에 잠이 많지 않은 아기인데 이 날은 정말 종일 잠만 잤다. 아침잠도 자고 낮잠도 자고 밤잠도 자고.
내일도 이렇게 뭘 안 먹으면 수액을 맞혀야겠다고 생각함. 너무너무 걱정이 되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저녁에 투게더 아이스크림을 조금 줘봤더니 조금이라도 먹었다는 것.
그리고 저녁에 푹 끓여 갈아만든 미음을 식혀서 입에 넣어줬더니 아프다고 울면서도 두세스푼 먹었다는 것.
불행 중 다행이었다.

 

증상 4일차: 칭얼거림 계속 / 음식거부 계속 / 저녁에 식힌 미음 조금 먹음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아기가 “물! 물!” 하며 울었다.
후다닥 달려와서 미지근한 물을 담은 물병을 입에 넣어줬더니, 손과 팔을 달달달 떨며 벌컥벌컥 마신다음 다시 잠든다.

아기가 깨자마자 전날 밤 끓여놓은 미음을 조금 먹였더니 전날보다는 조금 더 먹었다.
물도 전날보다는 더 마셨다.
하지만 여전히 먹은 게 별로 없어 대변도 소변도 거의 보지 않았다.

 

증상 5일차: 물, 미음, 떡뻥, 부드러운 간식 잘 먹음 / 발진난 곳 터짐 

5일차가 되자 아기가 확실히 전날보다는 나아진 것 같았다.
일단 발진이 난 곳들은 한두군데 터졌다.
아기가 그 부위를 가리키며 “아야 아파”를 하긴 했는데, 그 이후에 또 잘 노는 걸 보면 그리 아프진 않은 것 같았다.
물과 미음을 잘 먹길래 점심부터는 갈은 미음 대신 쌀알갱이가 살아있는 죽을 줬고,
저녁에는 아주 약간 따뜻하게 데워 밥을 먹여봤다.

아기가 “아파”를 간간히 하긴 하는데, 그래도 잘 먹더라. 심지어 떡뻥도 자기가 조금씩 입으로 잘라가며 먹었다.
열도 사라지고 발진도 더 퍼지지 않고.
혓바닥, 입 속 구내염 부위도 조금씩 가라앉는 게 보인다.

 

증상 6일차: 밥 정상화, 변 잘 봄

이제 밥도 잘 먹고 물도 잘 마신다. 오랜만에 변도 봤는데 며칠 만에 눈 건데도 변비같지 않고 상태가 괜찮았다.
아기도 컨디션을 되찾았는지 신나게 잘 놀았다.
이제 침도 흘리지 않는다.

 

증상 7일차: 소아과에서 완치 판정 받은 후 어린이집 등원

 

기타 궁금했던 부분들

아래는 내가 궁금했던 부분들.

Q. 입 안이 아프다며 많이 우는데 양치는 어떻게 하지?

검색해보니까 어떤 분은 살살 해주고 어떤 분은 아예 안하시더라.
우리 아기는 너무너무 아파해서 입 안에 뭘 넣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완치가 될 때까지 양치를 해주지 않았다.
아기가 아파하는 정도에 따라 달리 하시면 될 듯 하다.

 

Q. 아기가 음식을 계속 거부하면 어떻게 하지?

나는 일단 빵, 물 등 아기가 덜 거부감을 보이는 음식을 줬다.
아기가 심하게 아파 모든 음식을 거부할 때는 진통제를 먹은 후 30분쯤 됐을 때
죽을 곱게 갈아 거의 물처럼 풀어 만든 미음을 미적지근한 온도로 조금씩 떠먹였다.
그리고 입맛이 완전히 돌아올 때까지는 음식, 물, 음료 등 모든 것을 미적지근한 상태로 줬다.
단, 아이스크림과 이온음료는 시원하게 줬다.
동네 소아과 선생님이 아이스크림과 이온음료는 차갑게 주라고 하셨기 때문에!

 

Q. 어린이집은 언제 가나?

수족구 판정을 받으면 의사선생님의 완치 확인서가 없이는 열흘 간 등원을 할 수 없다고 한다.
나는 선생님이 증상발편 7일 째 되던 날 선생님이 완치 확인서를 써주셔서 어린이집에 복귀했다.

 


 

연약한 아기들에게 너무나도 가혹하고 참 무서운 병, 수족구.
우리 아기의 증상과 회복기 기록이,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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