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맛집 <더블린> 방문 리뷰, 여전히 비싸고 여전히 맛있어

강남역 터줏대감 술집 <더블린>

 

대학생 때 친구들과 종종 방문했던 <더블린>.
강남역 CGV골목 뒤 쪽에 위치한 이 맥주집은 아이리시펍같은 인테리어와 분위기를 흉내낸 곳이다. 그래서 1차로 오기보다는 다른 곳에서 제대로 식사한 후 2차로 방문해 술과 안주를 즐기기 좋다.

오랜만에 강남역에 가보니 많은 곳들이 바뀌어있었다. 그런데 더블린만은 꿋꿋하게 원래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여긴 항상 퀄리티에 비해 가격이 꽤 높다고 생각했기에, 들어갈까말까 잠시 망설였다. 강남역엔 이보다 싸고 맛있는 가성비 좋은 술집들이 차고 넘치니까.
하지만 오랜만에 추억팔이를 해보고싶어져, 신랑과 더블린에 들어갔다.

 


 

더블린

 

 

  • 넓은 내부 공간, 이국적인 펍 인테리어

 

더블린은 건물의 1층과 2층을 모두 술집으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는 1층에 앉고 싶었지만, 직원이 2층이 더 시원하고 사람도 적다고 해서 2층으로 올라갔다.
2층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테리어나 분위기가 어떻게 다를지 궁금해졌다.

계단을 올라가니 나름 화려한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온다. 여기저기 화면이 바뀌는 스크린도 설치되어있고, 술 제조공간, 게임 공간, 테이블이 별도 영역으로 구분되어있다. 입구에서 안내받은 테이블까지 걸어가는 그 짧은 순간에도 눈이 즐거웠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강남 술집 느낌, 좋다!

 

  • 더블린 맥주/안주 메뉴

 

더블린 하면 수제 맥주. 일단 호가든을 머릿속에 찜해두고 메뉴판을 살펴봤다.
오래 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술집답게 메뉴가 꽤 다양하다.

막상 메뉴판을 쭉 훑어보니 호가든보다는 칵테일이 마시고 싶어졌다.
호가든이나 흑맥주는 편의점에서 사서 만들어 마실수도 있지만 칵테일은 집에서 제조하기 어려우니까.
결국 신랑은 준벅을, 나는 오렌지 하이볼을 주문했다. 방금 밥을 먹고 온 터라 안주는 간단하게 나초를 골랐다. 더블린같은 술집에 오면 왠지 안주 하나는 깔아두고 천천히 술을 즐기고 싶다.

 

  • 달달한 칵테일과 간단한 안주

 

 

주문하고 얼마 안 되어서 음료와 안주가 서빙됐다. 굉장히 빠른 속도다.
안주가 이렇게 빨리 나오니 놀랍다. 미리 튀겨두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

 

 

내가 주문한 오렌지 하이볼은 하이볼 위에 생 오렌지 반 쪽이 통째로 올라가있다. 내가 직접 오렌지를 짜서 하이볼에 떨어트린다음 마시면 된다.
음식점에 오면 누가 해주는 것을 전적으로 좋아하기 때문에 직접 오렌지를 짜는 게 영 내키지 않았지만, 일단 한 번 해봤다.
과즙이 똑똑 떨어지면서 과일 방울들이 하이볼 안에 부드럽게 퍼지는 모양이 예쁘다.

의외로 오렌지 향이 강하지 않아 맛은 일반 하이볼에 가까운 편. 하이볼은 워낙 특유의 술냄새가 강하지 않은 술이라 거부감이 없다. 한 잔 기분 좋게 마셨다.

 

 

신랑이 주문한 준벅은 고전적으로 보이는 술잔에 담겨 나왔다. 아래는 칵테일이 깔렸고, 위엔 커다란 얼음을 올렸다.
신랑은 편의점 음료랑 똑같은 맛이라고 평했다. 집에서도 가끔 칵테일이나 술을 만들어마시는 사람이라 나보다 평이 냉혹한 편. 그래도 오랜만에 추억을 되새기며 준벅을 마시니 기분 전환은 제대로 됐다.

 

 

안주는 나초. 아주 따뜻하고 바삭한 나초와 딥치즈 소스, 살사 소스, 소세지가 한 플레이트에 담겨있다.
이 엉성한 플레이트 하나가 23,000원이나 한다는 게.. 다시금 <더블린>의 높은 물가를 실감케 한다.
하지만 역시나 맛은 있다. 소세지도 짭짤하고, 따뜻한 나초와 딥치즈 소스 모두 옛날 해외여행을 갔을 때 펍에서 먹던 그 맛이다.

 


 

배부르게 먹고 낸 금액은 5만원. 술 두 잔과 안주 하나를 주문한 금액 치고는 높은 편이다. 생각해보면 아주 예전에 왔을 때도 항상 비싸다고 느꼈었다.
음료나 음식 퀄리티에 비해서는 금액이 꽤 나간다. 하지만 방문하기 편한 위치, 언제나 그대로인 인테리어, 분위기 등을 고려하면 금액이 나쁘지는 않다.
맥주잔이나 빨대, 안주 플레이팅과 종류도 약간 올드하지만 강남역 터줏대감이니 트렌디하면 더 이상하지 않겠는가. 여전히 비싸고 여전히 맛좋은 더블린. 일부러 찾아갈 일은 없지만, 가끔 옛날 기분 내고 싶으면 종종 들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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