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여긴 가보자 (1) 베트남 음식점 Le Colonial
미국에서 무슨 베트남 음식점이야?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사실 나도 그랬다. 여기까지 와서 무슨 베트남 음식을 먹어. 미국 음식이나 배터지게 먹을 것이지.
하지만 한 번 방문해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그 이유는,
- 미국식 베트남 음식점은 한국 베트남 음식점과 다르기 때문이다.
내가 알고 있던 베트남 음식 맛에 이런 저런 미국식 고명을 더해 색다른 맛과 향이 남 - 분위기부터 식기, 서비스까지. 로컬 사람들의 전형적인 외식 레스토랑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인들도 외식하러 오는 곳이라 메뉴는 베트남 음식이더라도 오히려 미국 음식점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음 - 전반적으로 음식 맛이 괜찮고, 간만에 뜨끈한 국물 한 그릇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짜고 고기가 퍽퍽하긴 하지만 어쨌든 국물 요리가 있음
그래서 나는 시카고에 출장 가 있는 내내 이 음식점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
그리고 시카고를 떠날 때도 다음 번에 꼭 오겠다고 다짐했다.
Le Colonial Chicago
11:00~12:00시에 오픈, 22:00 마감
위치 / 명품거리 한 가운데 자리잡은 곳
르 콜로니얼이 위치한 곳 주변에는 명품 매장이 꽤 있다. 에르메스, 프라다, 구찌 등등.
시카고가 치안이 위험하다는 이야기는 꽤 들었지만, 르 콜로니얼 주변은 워낙 깨끗하고 치안도 좋은 곳이라
식사하고 주변을 산책하기에도 어려움이 없다.
미국에서 치안이 굉장히 중요함을 감안할 때 르 콜로니얼의 위치는 아주 좋은 편.
참고로 내가 시카고를 여러 차례 오가면서도 아주 위험하다고 느낀 적은 없다.
다운타운 아래 쪽으로 내려가면 치안이 좋지 않다지만, 나는 주로 위 쪽에 있어서 치안 문제는 겪지 못했다.
만약 시카고 여행 계획을 갖고 계신 분이 있다면 되도록 다운타운 위 쪽에 머무르시길 권해드린다.
주의사항 / 드레스코드, 예약, 팁 포함 영수증 등
구글 리뷰에 보면 청바지를 입고 갔다가 입장하지 못했다는 글이 있다.
요즘에는 드레스코드에 대한 제약사항이 많이 풀린 것 같지만, 음식점 입구에 “드레스를 신경써달라”는 내용의 문구가 붙어있으니
반바지, 슬리퍼는 지양하고 되도록 깔끔하게 입고 가는 게 좋겠다.
(..라고 하지만 우리도 드레스나 정장이 아니라 긴 면바지에 깔끔한 셔츠 하나 입고 입장하긴 했다.)
나는 경험 상 미국에서 동양인은 똑같이 행동해도 차별받는 대상이 될 수 있으니 가능한 조심하고 신경쓰는 게 좋다는 입장이다.
나는 한 번도 예약하고 간 적이 없다.
주말 낮에도, 평일 저녁에도 예약 없이 방문했고 웨이팅 없이 입장했다.
그리고 구글 리뷰를 보면 영수증에 18% 팁이 포함된 금액이 제시되어있으니 따로 팁은 주지 말라는 후기가 있다.
우리는 팁이 포함되지 않은 영수증인 것을 확인하고 추가적으로 팁을 두고 왔으나,
혹시 모르니 영수증은 내용을 더블체크하는 게 좋겠다.
좌석 / 밝은 곳을 원하면 테라스, 분위기 좋은 곳을 원하면 실내
테라스에 앉으면 외부 자연광을 느낄 수 있다. 반면 실내로 가면 약간은 어두운 공간에서 분위기 있게 식사할 수 있다.
원하는 좌석이 있다면 미리 서버에게 요청하시기를.
음식 추천 / 관자 샐러드 > 참치 타르타르 > 쌀국수
여러 차례 방문하면서 항상 시켰던 메뉴는 바로 쌀국수.
고기가 두세점 들어있는 국수인데, 미국에서 국물 음식을 먹기 쉽지 않아 이 메뉴는 항상 주문했다.
가격은 20불 정도 되니 꽤 비싸다. 국물도 살짝 짜다. 게다가 고기는 퍽퍽하고 약간 냄새가 난다.
하지만 그 모든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국물 맛이 괜찮다. 한국에 와서도 이 맛이 은근히 생각날 정도.
참. 고수를 싫어하시는 분들은 미리 빼달라고 말씀하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고수가 그대로 국물에 녹아든 채 제공되니까.
관자 샐러드는 내가 제일 좋아한 메뉴다. 커다란 관자 네 점과 각종 야채가 들어있는데, 소스도 상큼하고 식감도 좋다.
참치 타르타르는 위에 캐비어와 유사하게 생긴 알이 얹어졌다. 우선 아래쪽 참치의 식감과 맛이 좋고, 알 또한 비린내가 나지 않으면서 적당한 짜서 참치와 잘 어울린다.
내가 먹은 최고의 참치 타르타르는 몰디브에서 먹은 것. 두 번째로 맛있는 참치 타르타르로 르 콜로니얼에서 먹은 타르타르를 꼽겠다.
음식에 술이 빠지면 아쉽지. 우리는 페어링이 괜찮을만한 칵테일을 두 잔 주문해 음식과 함께 마셨다.
술 값 때문인지 양껏 먹었기 때문인지, 르 콜로니얼에선 항상 인당 40불은 족히 줘야 했다. 이 날도 70불 정도가 나와 팁까지 넉넉하게 10만원 이상 지불했다.
사실 “가성비”가 좋은 식당은 아니다. 고로 가성비 식당을 찾는 분에게는 이 곳을 권할 수 없다.
하지만 미국인들의 외식 문화를 느끼고, 괜찮은 음식과 술을 즐기면서, 안전한 위치에서 식후 산책까지 할 수 있는 곳을 찾는다면 르콜로니얼이 답이다.
아. 참고로 서비스도 매우 친절했다.
OK
- 안전하고 좋은 위치
- 분위기 좋은 인테리어
- 친절한 서비스
SoSo
- 약간은 높은 가격
- 조금은 신경써야 하는 드레스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