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시민의숲 소담소, 한우 오마카세 맛집

양재시민의숲 소담소, 한우 오마카세 맛집

 

“오마카세”를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은, 아무래도 해산물 요리가 코스로 제공되는 스시 오마카세일 것이다.
하지만 한우로 만든 맛있는 요리가 계속해 서비스되는 “한우 오마카세”도 있다.
지나가면서 언젠가는 꼭 한 번 들러보겠다고 다짐했던 한우 오마카세 음식점 소담소. 기념일을 맞이해 내 인생 처음으로 한우 오마카세를 맛보러 갔다.

 


 

한우 오마카세 음식점 소담소
오전 11시~오후 10시

 

사전 예약 필수

소담소는 양재시민의숲 지하철 역에서 도보로 10분~1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개별 주차장은 없고 인근 공영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아무래도 주택가 인근에 위치하다보니 접근성은 좋지 않은 편.

가격은 인당 85,000원. 오마카세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지라, 금액이 비싸게 느껴지진 않는다.
코스 요리인만큼 사전에 전화, 네이버 톡 등으로 예약을 해야 한다. 예약금 25,000원을 송금하면 예약은 끝. 식사 후 예약금을 돌려받거나 차액만 결제하면 된다.
우리는 평일 저녁 1부 시간으로 예약했다. 기념일 5일 전 쯤 문의를 드렸는데 다행히 예약이 가능했다.
꼭 식사하고 싶은 일정이 있는 분이라면 여유있게 예약하시기를 권해드린다.

  • 저녁식사 1부: 오후 5시~7시
    2부: 오후 7시~9시
  • 인당 85,000원 *와인 등 주류는 별도

예약 당일. 시간에 맞춰 소담소에 도착했다.
매장 안에 들어가면 바테이블이 10석 정도 준비되어있는데, 우리가 예약한 시간대엔 우리 커플과 다른 한 커플만 있어서 네 명이서 오붓하게 오마카세를 즐겼다.
소수 인원이라도 각 그룹의 식사 속도에 맞춰 음식이 따로 제공되니, 다른 테이블의 식사 현황을 신경써가며 급하게 먹을 필요는 없다.

한우로 만든 다양한 요리 코스

오마카세는 코스가 정해져있어 따로 메뉴를 고를 필요는 없다. 다만 우리는 술과 함께 고기를 즐기고 싶어 와인을 두 잔 주문했다.

고기엔 역시 레드 와인이지. 너무 달거나 드라이하지 않은 와인이라 고기와 참 잘 어울렸다.
의외로 우리 커플은 음식보다 이 와인에 꽂힘. 다음 번에 또 가면 어떤 와인인지 꼭 여쭤봐야지.

본격적인 식사 전, 자리마다 히말라야 핑크소금과 와사비, 젓갈이 제공됐다. 앞으로 나올 다양한 음식을 소금, 와사비, 젓갈을 곁들여 취향껏 먹으면 된다.
우리는 고기 본연의 맛을 느끼기에 소금이 가장 맛있다고 결론 내렸다.
물론 와사비도 별도 숙성을 시키셔서 그런지 덜 맵고, 젓갈 맛도 훌륭하지만, 고기에는 역시 소금인 것 같다.

가장 먼저 제공되는 음식은 우둔살로 만든 육회. 접시 한 가운데 작은 덩이의 육회를 올렸다.
나는 입덧 때 육회를 못 먹었다. 아기를 낳고 나서도 이상하게 육회만큼은 극복이 안 된다.
하지만 이 곳에서 맛본 육회는 고기 특유의 잡내가 없고 그렇다고 고소한 기름맛만 잔뜩 나는 것도 아니어서 다행히 맛있게 잘 먹었다.
소담소에서 드디어 육회를 극복했다.

다음은 리코타샐러드. 이 작은 미니 샐러드 안에 토마토, 야채, 크랜베리, 리코타 등 여러가지 요소가 들어있다.
요리해주시는 분이 꼭 다섯 가지를 수저에 담아 한꺼번에 먹어야 한다고 알려주셔서 그대로 먹어봤다.
다섯 요소의 향이 잘 어우러져 입맛을 돋우기엔 딱 좋았는데, 굳이 엄격하게 다섯 가지 양을 한꺼번에 먹지는 않아도 될 것 같다.
나는 내 취향껏 음식을 즐기고 싶었기에 사장님의 자세한 시식 디렉팅이 약간 부담스러웠다.

밤스프라는 메뉴는 소담소에서 처음 접한다.
사장님이 스프에 트러플 오일을 뿌릴지 말지 물어보셔서 뿌려달라고 했더니, 스프에서 밤보다 트러플 향기가 훨씬 더 진하게 났다.
맛이 과하게 달지 않고 담백하니 고기 시식 전에 먹기 딱 좋다.
다음번에 또 간다면, 트러플 없이 밤스프의 깔끔한 맛만 즐겨봐야겠다.

이제 본격적으로 고기를 구워먹는 시간.
셰프 분이 눈 앞에서 직접 화로에 구워주신 고기를 입 안에 넣고 천천히 음미(!)해봤다.
미디엄레어로 구워서인지 속살이 엄청 촉촉하고 고소한 육즙도 많이 흘러나온다.
살치살은 이게 고기인지 뭔지 헷갈릴 정도로 부드럽다. 이래서 살치살, 살치살 하나.
횡성에서 먹은 한우만큼이나 고소하고 담백한 맛. 이래서 한우가 좋다.

부채살은 구운 야채와 함께 나온다. 여기에도 역시 트러플 오일이 올라간다.
야채를 굽고 한참 뒤에 고기를 구워선지 야채는 약간 식어있었다. 따뜻하게 구운 야채를 좋아하는 나는 살짝 아쉬웠던 부분.
그래도 고기와 야채, 치즈의 맛 조합은 완벽했다.

이 쯤 되니 고기가 살짝 물리기 시작했다. 다음 코스가 고기가 아닌 버거라 그나마 다행.
미니 한우버거 안에는 양파튀김, 한우패티, 치즈 등이 들어있다.
버거 크기가 작아 한 손에 들고 먹기에도 무리가 없다. 빵도 버터에 구워서 그런지 무척 고소했다.

갈비와 비빔국수. 둘다 양이 많지 않다.
양념갈비는 간이 센 편이다. 역시 메인 고기가 나오고 난 후라 점차 간이 센 음식들이 나오는 듯.
사장님 조언대로, 다음 식사 때 반찬처럼 먹기 위해 갈비 몇 점은 남겨두었다.
비빔국수는 전혀 맵지 않다. 뜨끈한 국물이 있는 국수가 나왔다면 더 좋았겠지만, 비빔국수로 입가심하는 것도 괜찮다.

메인요리는 거의 다 제공된 상황. 이제 톳밥과 된장찌개, 후식이 차례로 나온다.
고기가 잔뜩 들어있는 된장찌개는 정말 맛이 좋다. 시중에서 파는 된장찌개보다 훨씬 고기 맛이 깊게 난다. 짜지도 달지도 않고 적당히 고소한 맛.
사장님은 더 먹고 싶으면 알려달라고 하셨지만, 우리는 이미 배가 부른 상태여서 한 그릇만 먹었다.
후식으로는 국화차와 크림치즈, 메론이 제공됐다. 세 디저트의 조합이 좋고, 모두 입이 깔끔해지는 메뉴들이라 마지막까지 맛있게 잘 먹었다.

 


 

솔직한 식사평은

소담소 한우 오마카세는 고기의 다양한 부위를 다양한 요리법을 통해 먹어볼 수 있는 식사 코스.
다른 오마카세와 달리 메뉴 별 양도 적당하고, 음식의 맛과 플레이팅도 훌륭해 만족스러웠다.
게다가 가격도 인당 85,000원으로 많이 높지는 않아 마음에 들었다.
세련된 인테리어와 냄새, 환기 관리가 잘되어있는 매장 관리 퀄리티도 장점이다.

식사는 아주 만족스러웠지만, 굳이 아쉬운 점을 꼽으라면..
고기를 취향껏 먹을 수 있는 분위기라면 더 좋을 것 같다.
어떻게 먹으면 가장 맛이 좋을지 알려주시는 것은 좋지만, 먹는 방법을 자꾸 권하셔서 약간 부담스러웠다.
그리고 아무래도 오마카세이다보니 주기적으로 메뉴가 바뀌면 자주 들를 듯 하다.

 

good

  • 높지 않은 가격, 괜찮은 메뉴 구성
  • 깔끔한 인테리어, 청결한 매장

soso

  • 다소 엄격한 시식 디렉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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