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여긴 가보자 (11) 분위기 찐맛집 더 디어본(The Dearborn)
우리가 더 디어본을 계획적으로 방문한 건 아니었다. 블로그에서 맛집이라고 하는 곳을 찾아 걸어가고 있던 중, 우연히 이 곳이 눈에 띄어 방향을 틀어 들어간 것 뿐. 그런데 우연히 좋은 자리에 앉고, 좋은 음악을 듣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여긴 꼭 한 번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외로 추천 포스팅은 많지 않지만, 시카고 찐맛집을 찾는 분들께 추천해드리고 싶다.
더 디어본
시카고극장 근처, 음악을 즐기며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아메리칸 레스토랑
더 디어본은 시카고극장에서 도보 3분 거리에 있다. 워낙 활기찬 관광지에 위치해있어 치안도 안전한 편.
구글 리뷰를 보면 예약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우리는 평일 오후 3시쯤 방문해서 그런지 예약 없이 바로 좋은 자리에 안내 받았다.
바 좌석과 하이 테이블 중 우리가 앉은 곳은 하이 테이블. 비교적 높은 의자에 앉아 식사할 수 있는 곳이다.
서버를 따라 자리에 갈 때까지만 해도 인식을 못하고 있었는데, 레스토랑 안에서 싱어가 라이브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식당 안에서 듣는 음악이라니! 얼마만에 즐기는 라이브 음악인가. 심지어 이 밴드는 노래도 잘 부르고 선곡도 좋았다. 우리 자리가 밴드 바로 앞 자리여서 음악도 너무나 잘 들렸다. 우리는 분위기에 완전 취해 배고픔도 잊고 음악을 즐겼다.
더 디어본 메뉴 & 식사 후기
더 디어본은 아메리칸 레스토랑답게 버거, 피자, 샐러드 등을 판매한다. 달걀로 만든 브런치 메뉴와 커피도 있으니, 무거운 식사가 아니라도 브런치를 즐기기 괜찮을 것 같다. 우리는 식사를 하러 온 것이라 페퍼로니 피자, 가든 샐러드, 그리고 치킨 샌드위치와 트러플 감자튀김을 주문했다. 역시 우린 여기가 미국임을 잊고 먹고 싶은 걸 모조리 시킨 다음 항상 후회한다.
먼저 주문한 술이 나왔다. 내가 마신 건 서버가 추천해준 칵테일인데, 너무 달고 짜서 위장이 뒤집어질 뻔했다, 와..
역시 뭔지 모를 때는 그냥 일반적인 와인이나 맥주를 주문하는 게 나을 것 같다.
곧이어 주문한 음식도 나왔다. 페퍼로니 피자는 23불. 한 판의 크기가 도미노피자 라지사이즈 맞먹는다. 신랑은 미국식 페퍼로니 피자를 엄청 좋아해서 이번에도 한 판을 거의 다 먹었다. 옆에서 살짝 먹어보니 역시 과하게 짜고 자극적인 것이, 신랑이 좋아할 만 했다.
치킨 샌드위치는 19불. 빵 사이에 낀 치킨의 두께가 상당하다. 엄청나게 짠 맛을 기대하고 먹었는데 웬걸, 많이 짜지 않고 아주 맛있다. 오랜만에 입맛에 딱 맞는 음식을 만나서 편안하게 하나를 다 먹어치웠다. 4불짜리 트러플 감자튀김도 트러플 향이 퐁퐁 나면서 바삭해 만족스러웠다.
샐러드는 19불짜리 midwest is best salad를 주문했다. 정말 이게 딱 메뉴 이름이다. midwest is best saled.
솔직히 주문할 때까지만 해도 반신반의했다. 도대체 얼마나 맛있길래 이름을 이렇게 자신만만하게 붙였나. 그런데 먹어보니 양도 풍성하고 맛도 고소하니 괜찮았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샐러드 하나 주문하면 15,000원은 거뜬히 넘는데, 다소 비싸더라도 이렇게 질 좋고 양 많은 샐러드를 먹을 수 있다면 오히려 가성비가 좋은 것 같다.
식사 중에 밴드의 공연이 끝났다. 밴드는 다음에 오겠다며 악기를 들고 사라졌고, 그 다음엔 좋은 음악이 레스토랑을 채웠다.
계획없이 입장한 음식점지만 계획을 갖고 일부러 찾은 곳들보다 훨씬 만족스러웠던 더 디어본.
108불, 팁까지 합해 130불 정도를 지불하고 나오면서도 우리 부부는 돈이 아깝다고 느끼지 않았다.
서버들도 친절하고, 여러모로 좋은 시간이었다.
시카고극장 근처에 위치한 맛있고 분위기 좋은 음식점을 찾으신다면, <더 디어본>도 한 번 방문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