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시민의숲 장어 맛집 풍천가 후기
풍천가는 우리 부부의 단골집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두어달에 한 번씩은 가족끼리 방문해 식사를 했었다. 아기가 생기면서부터 자주 못 가긴 했지만.
오랜만에 숯불에 구운 맛있는 장어가 생각나 모처럼 날을 잡고 풍천가에 들렀다. 코로나가 끝난 지 오랜데, 여긴 여전히 맛있으려나.
풍천가
회식하기 좋은 곳, 방문 전 예약 추천
풍천가는 건물 하나를 통으로 쓰고 있고 안쪽에도 자리가 있어 예약이 없어도 웬만하면 바로 앉을 수 있다. 주차가 편한 것도 장점.
하지만 평일 저녁엔 회식이나 단체 모임이 꽤 자주 있으니, 웬만하면 사전에 예약하고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풍천가를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 숯불장어 집인데도 가게가 깨끗하다. 테이블 간 분리도 잘 되어있어 남 눈치 안보고 편하게 식사할 수 있다.
풍천가 메뉴
풍천가는 장어집인 만큼 소금구이, 데리야끼 장어를 기본적으로 팔고 있다. 여기에 해산물, 고기, 소세지 등을 추가해 먹을 수도 있다.
추가 식사메뉴로는 장어추어탕, 된장찌개, 냉모밀 등이 있고, 점심에는 따로 점심 전용 식사도 판매하는 듯 했다.
메뉴판을 보니 코로나 전에 비해 장어 가격이 마리 당 7,000원 정도 올랐다. 물가가 전체적으로 다 올랐으니 어쩔 수 없는 것이겠지.
대신 예전보다 마리 당 그람도 늘어났다. 그람 당 인상 가격 폭은 크지 않은 듯 하다.
우리는 소금구이 2인분을 주문했다. 아무래도 좋은 식재료는 양념 없이 재료 본연의 맛을 즐기는 게 좋으니까!
밑반찬이 깔렸다. 야채, 명이나물, 파무침, 샐러드와 생강. 개인적으로 장어를 먹을 땐 생강과 명이나물이 꼭 같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장어만 먹으면 점점 속이 느끼해지는데, 생강이나 명이나물이랑 같이 먹으면 입 안이 개운해진다.
뜨거운 숯불로 판이 달궈졌을 때 쯤, 장어 두 마리가 판에 올라왔다.
와. 정말 구워먹는 음식 얼마만인가 싶다. 아기 낳기 전 구워먹는 요리 많이 먹으라던 선배들 말은 진리였다. 아기를 낳고 나니 외식도 어렵고 구워먹는 음식을 먹기는 더더 어렵다.
장어는 혼자 구워먹기 어려운 음식이다. 이 비싼 장어가 타면 너무 아깝기 때문에 타지 않도록 잘 돌려가며 속까지 푹 익혀야 하는데, 이게 또 쉽지 않다. 그런데 풍천가에선 직원이 직접 장어를 구워준다. 덕분에 우리는 그냥 장어가 익어가는 냄새를 맡으며 기대감을 말아올린다음 다 익은 장어를 맛있게 먹으면 된다.
드디어 장어가 다 익었다. 본격적으로 음식을 맛 볼 시간.
상추에 명이나물과 장어 한 점, 소스를 차례로 올려, 내가 좋아하는 조합으로 쌈을 먹어봤다. 역시나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쫙 퍼지는 게, 눈물나게 맛있다. 옛날에 이 곳에서 먹던 그 맛, 맞다.
장어를 순식간에 먹어치운 우리는 후식으로 누룽지와 잔치국수도 주문했다. 금액은 5,000원, 7,000원인데, 후식임에도 본 식사만큼이나 가격이 있다. 장어 대비 후식 식사는 그냥저냥. 가격이나 맛이 보통 수준이었다. 풍천가의 감동은 딱 장어까지만이었다.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지불한 금액은 9만원 선. 가격이 올라서 그런지 계산할 때 옛날보다 부담은 더 됐다.
예전에는 둘이 배불리 먹고 7~8만원 정도 냈는데 지금은 거의 10만원을 낸다. 무서운 물가 상승.
그래도 여전히 맛은 있었다. 장어집이니 장어만 잘해도 절반은 가는데, 여긴 장어가 정말 맛있어서 후식이 별로다, 가격이 올랐다 등등 불평불만을 잘 못하겠다.
양재시민의숲 근처에서 맛있는 장어를 즐기고 싶거나, 회식 자리를 물색하는 분이라면, 풍천가도 고려해보시길.
good
- 편리한 주차
- 쾌적한 음식점
- 질 좋은 장어
soso
- 서비스는 보통
- 후식 식사도 보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