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여행 / 카야바 커피, 100년 된 전통가옥에서 맛보는 커피

도쿄여행 / 카야바 커피, 100년 된 전통가옥에서 맛보는 커피

 

도쿄여행 전 블로그를 찾아보다가 지어진 지 100년쯤 된 일본 전통가옥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우연히 발견한 장소인데도 괜히 마음이 끌렸다. 원래 오래된 전통가옥에 관심이 많기도 하고, 카페 투어를 좋아하기도 하니까.
다행히 신랑도 여행 둘째 날 카페투어를 하는 일정에 동의해주었다. 그래서 우린 도쿄여행 2일차에 가장 먼저 이 카페에 찾아가 보기로 했다.

 

카야바 커피

조용한 골목길에 위치한 가야바 커피

카야바 커피는 도쿄예대 근처에 위치해있고 6조메에 가깝다.
우리는 지하철을 타고 이동했다. 구글맵을 켜고 역에서 내려 카페 방면 출구로 걸어 나오자 조용한 동네 골목길이 펼쳐졌다.

처음엔 마을의 조용하고 고즈넉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걸으면 걸을수록 어딘가모르게 스산한 느낌이 들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웬걸, 길 양쪽에 온갖 비석과 무덤으로 가득찬 공동묘지가 펼쳐져있었다. 아침에 방문했기에 망정이지, 저녁에 들렀다면 굉장히 무섭게 느껴졌을 것 같다.

주변을 둘러보며 10분쯤 걷자, 카야바 커피가 눈에 들어왔다. 간판과 대기하는 사람만 없으면 그냥 지나칠 정도로 평범한, 오래된 2층집.

카페 앞엔 이미 대기가 꽤 있었다. 우리는 원래 음식점에 대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일본여행에선 대기 없는 집이 정말 맛없는 집이란 글을 여러 번 본 터라 줄 맨 뒤에 섰다. 다행히 날도 서울이나 미국보다 덜 춥고 대기도 생각보다 빠르게 줄어서 기다릴 만 했다.

 

1층은 일반 테이블, 2층은 다다미방

드디어 우리 차례. 직원은 우리를 2층 다다미로 안내했다. 2층으로 가려면 작은 나무계단을 올라야 한다. 이 약간 삐걱거리는 계단을 밟으니 전통가옥 안으로 들어왔다는 사실이 실감났다. 나무계단을 밟는 느낌도 의외로 부드럽고 괜찮았다.

아침메뉴도 OK

카페에선 커피와 티 뿐 아니라, 하이라이스, 달걀샌드위치 등 간단하게 먹을만한 음식도 팔고 있다.
커피 가격은 500엔, 음식은 1000엔 정도.


사실 이 곳의 대표 메뉴는 오래된 레시피를 그대로 따라 만드는 달걀샌드위치다. 하지만 우리는 샌드위치에 약간 물려있어서 하이라이스를 주문해보기로 했다. 음료는 커피와 티를 주문했다.

주문한 지 20분쯤 지나자 음식과 음료가 함께 제공됐다.

하이라이스는 밤 위에 달걀과 소스를 올린 메뉴. 아침으로 먹기엔 무겁고, 점심으로 먹기 딱 좋아보인다.
맛은 기대 이상이었다. 짠 맛이 강하지 않고 달걀의 느끼함도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부드러운 식감도 좋고 적당한 간도 좋아 호텔 조식을 먹지 않은 신랑은 든든하게 배를 채웠다.

음료 두 잔은 작은 찻잔에 담겼다. 커다란 물컵 정도의 크기에 담긴 한국 카페들 대비 커피 양이 적다. 처음엔 작은 크기에 당황했지만, 아주 약간 산미가 느껴지는 커피 맛이 나쁘지 않아 그냥저냥 만족하기로 했다.

 


 

가야바 커피는 이용 시간이 90분으로 제한되어있다. 자칫 야박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우리처럼 바쁜 여행객들에게 90분은 충분히 음식도 먹고 차도 마실 수 있는 딱 적당한 시간인 것 같다.
우리는 90분을 꽉 채워 즐거운 식사&티타임을 즐긴 뒤 약 2000엔 정도를 지불하고 카페를 나왔다.

카야바 커피는 전반적으로 기대 이상이었다. 카페를 향해 걸어가는 동네 골목길도 인상적이고, 맛과 가격도 나쁘지 않고, 따로 예약하지 않았는데도 오래 대기하지 않고 금방 들어갈 수 있었으니까. 게다가 운좋게 2층 다다미로 안내받았으니, 우린 카페투어와 더불어 전통가옥 체험까지 한 셈이다.

고즈넉하고 조용한 전통가옥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즐기고 싶은 분이라면 카야바 커피를 들러보셔도 좋겠다.
다음엔 어느 도쿄 카페를 가볼까나.

 

가성비: ♥♥♥ 밥은 1000엔, 커피는 500엔. 보통의 가격, 보통의 가성비
분위기: ♥♥♥♥ 오래된 다다미방에서 즐기는 카페 투어
재방문의사: ♥♥♥ 시간이 된다면 한 번 더!

관련 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