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여행 / 긴자 스시집 츠키지 스시세이, 이토야 문구점
오전부터 아사쿠사, 아키하바라를 쭉 둘러본 우리는 숙소가 위치한 긴자로 돌아가기로 했다.
사실 나는 쉬고 싶은 마음이 컸다. 미국 시차가 아직 적응되지 않은 상황인데다 감기까지 겹쳐 몸 상태가 최악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긴자에 온 이상 쇼핑 스팟을 둘러보지 않을 순 없었다. 그래서 지친 몸을 이끌고 긴자 명품거리에 도착했다.
긴자 명품거리
긴자 명품거리 풍경. 이른 오후엔 차없는 거리를 만들어두나보다.
양쪽으로 큰 쇼핑몰들을 두고 있는 넓은 도로엔 차가 하나도 없었다. 사람들도 편안하게 도로를 걸어다녔다.
저녁이 되니 종이 울리면서 차없는 거리가 해제되더라. 이렇게 인파가 많이 몰리는 곳은 차없는 거리를 한시적으로 만들어두는 시스템이 참 좋아보인다.
긴자 스시집 츠키지 스시세이 긴자 4초메점
우리가 긴자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스시를 파는 음식점 <츠키지 스시세이>다.
오전에 아점으로 하이라이스를 먹긴 했지만 점심 때를 놓쳐서 그런지 배가 살짝 고팠기 때문에, 우리는 구글맵으로 가까운 스시집 중 평점이 높은 곳을 찾아갔다.
이 날은 저녁식사가 따로 예정되어있어 초밥으로 갑자기 꺼진 배를 살짝 채우기만 할 작정이었다.
츠키지 스시세이 긴자 4초메점
유명한 백화점들 근처 좁은 건물 4층에 자리잡은 츠키지 스시세이는 구글 평점 4.2점을 자랑한다.
엘레베이터는 매우 좁아 성인 5명 정도가 겨우 들어갈 정도였다.
도쿄는 인기가 좋은 음식점의 경우 예약을 하지 않는다면 대부분 대기를 해야 한다. 그래서 우린 예약없이 급작스럽게 찾아간 만큼 어느정도 대기를 각오했다.
하지만 다행히 식간 시간에 방문해서 그런지 대기는 없었다. 대신 직원들이 “예약 손님들이 좀 있어서 그런데 50분 정도만에 식사를 마칠 수 있느냐”고 물었다. 50분 이후 대기예약 팀들이 있는 모양.
우리가 “음식만 빨리 나온다면 가능하다”라고 답했더니 바로 자리를 안내해주었다.
우리는 간단히 배를 채울 예정이어서 메뉴판을 굳이 열독하진 않았다. 대신 3,000엔짜리 세트 하나와 장어구이를 주문했다.
주문이 들어가자마자 바로 앞에서 열심히 초밥을 만드는 셰프들. 유리장 안에 진열된 생선의 색이 참 곱다.
드디어 3,000엔짜리 초밥세트가 나왔다. 초밥 10조각에 가격은 대략 3만원 선.
서울에 있는 우리 집 근처 초밥집은 런치세트 15,000원에 초밥 8점을 내어주시니, 가격만 비교하자면 전혀 저렴하지 않다.
그러나 생선의 빛깔과 퀄리티를 생각하면 비싸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사진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초밥 위에 올라간 생선 한 점의 크기가 어마어마하고 두께도 엄청 두터우니까.
덕분에 초밥을 먹는데도 두툼한 회를 여러 점 먹는 듯한 맛이 난다.
생선살도 무척 부드럽다. 맛있다.
장어구이는 미소된장과 함께 제공됐다. 딱 두 조각에 금액이 7000원 정도였으나, 이 메뉴 역시 그 값을 하기에 돈이 아깝지 않다.
장어 조각을 입에 넣자마자 살이 사르르 녹는 게 식감이 정말 부드러웠다. 어떻게 이렇게 조리하는지 신기할 정도.
50분은 커녕 30분 만에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4만원 정도를 기분 좋게 지불했다. 맛도 가성비도 아주 좋게 느껴졌다.
역시 배고픔이 애매하거나 배를 살짝만 채우고 싶을 때는 가볍게(?) 초밥을 먹는 게 최고의 선택인 듯 하다.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이토야 문구점.
긴자식스 6층에 위치한 츠타야 서점이 유명하다고 해서 들러봤지만 내가 원하는 다이어리나 문구류는 딱히 없어서 바로 이토야 문구점으로 향했다.
이토야 문구 긴자점
이토야 문구는 한 건물의 1~4층까지를 통으로 쓰고 안에 에스컬레이터와 엘레베이터까지 갖춘 대형 문구점이다.
여기에 내가 좋아하는 스티커와 다이어리가 있으려나.
문구점에 들어서니 사람이 정말 많았다. 특히 1층은 발 딛을 곳이 없을 정도였다.
1층에서 본 귀여운 카드와 문구류. 카드는 하나에 1만원 정도 했다. 가격이 꽤 높은데 디자인은 딱히 끌리는 게 없어서 딱 한 개 정도만 구입했다.
컵, 컵받침, 접시같은 제품들도 귀여웠지만, 스티커에 made in china라고 적혀있는 게 대부분이어서 구매하지 않고 패스했다.
어딜가든 중국 제품이 참 많구나.
예쁜 메모지도 있고, 특이한 펜이나 다이어리도 있었다. 다만 다이어리는 정말 딱 사무용 디자인이고 아기자기한 한국식 다이어리가 없었다.
우리 부부는 펜에 관심이 많아 펜코너를 열심히 둘러봤다.
그러다 디자인은 예쁘지만 색상은 별로인 펜을 발견해 직원에게 혹시 다른 색상의 펜이 있는지 물어보려고 했는데, 웬걸. 직원 두 명 모두 뭔가를 물어볼라치면 손사레를 치고 대답을 안하더라.
지금까지 일본에 방문한 경험이 10번은 되는데, 일본에서 이런 불친절한 대응은 처음 마주해본다. 뭐 나중에 도와드릴게요, 혹은 펜은 없어요, 라는 대응도 없고 그냥 조용히 하라는 식.
왜요..? 왜..? 너네 직원 아니야?
물건이 생각보다 많지 않고, 생각보다 비싸고, 생각 이상으로 불친절한 직원. 우리는 정말 필수적인 문구류만 몇 개 사고 문구점을 나왔다.
이 문구점은 앞으로 평생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다음은 긴자에 있는 대형 유니클로에서 필요한 옷들을 구매한 후 미리 예약해둔 유일한 오꼬노미야끼 음식점으로 향했다.
오꼬노미야끼 음식점 방문 후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진다.
총평
츠키지 스시세이
- 가격은 높지만 맛과 퀄리티가 대단한 초밥집. 서비스도 친절했다. 재방문의사 있음
이토야 문구점
- 불친절하고 가격은 생각보다 비싸다. 재방문의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