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천 브런치카페 캐틀앤비 솔직 후기
캐틀앤비는 내가 예전부터 종종 들르곤 했던 브런치카페다.
주로 신랑과 데이트할 때 왔었는데, 이번에는 나 혼자 브런치를 즐기기 위해 한 번 들러봤다.
가끔 사라질까 싶어 걱정했던 캐틀앤비. 아직까지 잘 남아있어 다행이야.
캐틀앤비
캐틀앤비는 양재천 근처에 위치해있다.
양재역이나 양재시민의숲역에서 도보로 10분 정도는 걸어야 하는 애매한 위치. 대중교통보다는 차를 타고 방문하는 게 훨씬 편하다.
나는 평일 오전 10시 쯤 캐틀앤비를 방문했다.
오랜만에 방문해도 브런치 카페 특유의 세련되고 탁 트인 분위기는 여전하더라. 층고도 높고, 통유리라 빛도 잘 들어오고, 테이블 간격도 매우 넓어 쾌적하다.
내가 음식값이 비싸도 이 곳을 찾는 이유.
캐틀앤비 메뉴
캐틀앤비는 브런치, 런치, 디너, 카페 메뉴를 모두 판매하고 있지만, 오전 시간대엔 브런치 메뉴를 중점적으로 판매한다.
브런치 메뉴로는 몬테크리스토와 커피 세트가 있다. 가격은 28,500원.
메뉴 이름을 보니 급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베니건스 몬테크리스토를 먹었던 순간이 생각나 바로 이 메뉴를 주문했다.
예전엔 베니건스만 가면 몬테크리스토를 무조건 주문하곤 했었는데. 베니건스가 이미 한참 전에 한국에서 철수했으니 요즘 엠지세대들은 그 맛있는 메뉴를 못 먹어봤겠지.
카운터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직원이 번호가 적힌 스탠드를 하나 준다. 이 스탠드를 받아 테이블 위에 잘 보이도록 올려두어야, 나중에 직원이 메뉴를 가져다준다. 나는 2번 스탠드를 테이블에 올려두고 음식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
몬테크리스토 브런치 메뉴
음식 전 아메리카노가 먼저 제공됐다. 날이 더워져서 그런지 요즘엔 따뜻한 음료보다 아이스 음료가 더 땡긴다.
아메리카노는 그리 진하지 않고 오히려 약간 맛이 연했다. 샷을 하나 더 추가한다면 평상시 내가 즐겨 마시는 진하기와 비슷해질 것 같다.
곧이어 몬테크리스토 브런치 세트가 나왔다.
접시 하나엔 몬테크리스토 네 조각을 올렸고, 다른 접시엔 감자 세 조각, 스크램블 에그, 바나나, 소세지, 아스파라거스, 베이컨으로 구성된 브런치 세트가 놓였다.
요거트와 미니샐러드도 작은 접시에 별도로 제공된다.
몬테크리스토는 단 맛이 강할 것 같아서 우선 브런치세트 플레이트부터 비우기 시작했다.
감자는 짜지 않고 맛있게 구워져있었고, 식감이 좋은 탱글탱글 소세지와 달달한 바나나도 괜찮았다.
다만 스크램블에그가 다 식어있어서 비린 맛이 좀 났다. 그리고 베이컨도 다 식어있었다.
얼마 전 미국에서 브런치를 주문했을 때, 정말 통통한 통베이컨이 바싹 구워져 아주 뜨겁게 나왔었다.
그래서 진짜진짜 맛있게 먹었었는데..
그에 비해 캐틀앤비의 베이컨과 스크램블에그는 좀 허접했다.
몬테크리스토도 마찬가지. 튀긴 빵 안에 햄과 치즈, 잼을 고루 얹어 맛이야 괜찮았지만
조리한 후 시간이 꽤 지났는지 빵이 이미 식어있고 몬테크리스토의 생명인 바삭한 식감이 별로 없었다.
맛은 과하게 달지 않았지만, 온도와 식감 측면에서 아쉬운 면이 있었다.
포스팅 직전에 다른 분들은 어떻게 느끼셨나 궁금해서 캐틀앤비 후기 블로그를 좀 찾아봤더니 역시나 나랑 비슷하게 느낀 분들이 계셨다.
분위기와 커피 맛은 좋지만(오전엔 없었지만 여기 빵도 맛있다!) 브런치 메뉴는 부실하고 맛이 좀 별로다.
하긴, 예전에도 방문할 때마다 비슷한 느낌을 갖긴 했었다. 그래서 캐틀앤비 아직 잘 있나? 하며 재방문했으니까.
이 분위기에, 이 커피맛에, 이 황금같은 양재천변 위치에,
브런치 메뉴 맛만 조금 더 보강해주시면 참 좋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