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DC 로얄 소네스타 호텔 솔직한 숙박기, 비추 이유
외국에 가서 호텔에만 처박혀 있던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나는 일 목적으로 밖에 나갈 때 이외에는 계속 호텔에 있었다.
일단 DC 관광에 별로 욕심이 없기도 하고(예전에 이미 관광을 충분히 했다),
숙소에서 할 일들이 많기도 하고, 몸이 안 좋기도 했기 때문에.
사실 한국에 있을 때부터 이런 상황을 어느정도 예견했어서 호텔은 돈을 좀 써 4성급 호텔 “로얄 소네스타 워싱턴 DC”를 예약했었다.
1박에 30만원 정도 하는 더블룸을 나 혼자 쓰기로 했다. 방 안에서 오래오래 편하게 묵으려고.
그런데 막상 호텔에 도착해보니 생각지도 못한 장단점들이 있었다.
오늘은 그 후기를 기억이 닿는 한 상세히 포스팅해보려고 한다.
로얄 소네스타 워싱턴DC
위치 – Union station과 가까움, 근처에 편의시설 적은 편
로얄 소네스타 호텔은 기차&지하철역인 Union station역으로부터 도보 5분 거리에 있다.
역에서 호텔까지 오가는 길이 안전하고 깨끗하니, 기차나 지하철을 이용할 분들은 아주 편하게 이 호텔에 묵을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워싱턴DC 시내 관광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 20분 이상 걷거나 지하철을 이용해야 한다.
그리고 근처에 드럭스토어, 몰 등 크고 작은 물건이나 음식을 살 곳이 별로 없다.
그냥 정말 한적한 오피스, 주거지 건물 근처에 호텔만 달랑 있는 느낌..
생필품을 사려면 Union station역까지 가서 역 안에 있는 월그린을 이용해야 한다.
호텔 바로 뒷골목에 빵이나 물, 음료, 커피 등을 파는 간이 음식점이 있긴 하지만 허술하고 물건도 많지 않다.
룸컨디션 – 갤러리뷰는 실내뷰. 채광이 중요하다면 무조건 피하라
나는 갤러리뷰 더블룸을 1박당 30만원 쯤 내는 금액으로 예약했다.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안내받은 층으로 올라가 방 안으로 들어갔다.
방은 생각보다 더 넓고 굉장히 쾌적했다. 모든 게 괜찮았다. 커튼을 열어보기까지는.
거실엔 넓은 침대와 보드라운 침구가 있고,
화장실도 무척 깨끗하다.
기본적인 어매너티도 구비되어있다.
큰 사이즈의 TV, 커피, 물도 제공된다.
하지만.. 커튼을 열어보니, 하늘이나 바깥은 보이지 않고 어떤 세미나룸같은 공간만 보였다.
여기서 완전 충격받음..
방이 어두워서 간접등 때문에 어둡게 보이는 것 뿐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야외 채광이 전혀 들어오지 않는 세미나룸 뷰여서 어두웠던 것이다..!
아고다에서 호텔을 예약할 때 룸 소개를 상세히 읽어봤는데, 갤러리뷰 룸에 대해 별다른 소개가 없었다.
홈페이지에 있는 사진도 모두 커튼이 걷혀있어, 나는
“갤러리뷰라고 해봤자 창문 너머로 밖은 보이는데 밖에 있는 갤러리 건물이 보이는 뷰겠지. 산이나 강같은 좋은 뷰가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겠지”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정말 예상외로 갤러리뷰는 밖이 아예 보이지 않는 방이었다.
그래도 하루는 여기서 묵었다. 그런데 신랑과 영상통화를 하면서 갤러리를 보여줬더니, 신랑이 그냥 돈을 더 주고 밖이 보이는 방으로 예약하라고 마구마구 푸시했다.
그래서 결국 방을 바꿨다. 밖이 보이는 정상적인 뷰로.
방을 바꾸면서 1박 당 100불을 더 냈다. 결국 혼자 40만원 정도를 쓴 셈이다.
이 가격이면 그냥 시내 하얏트 호텔을 예약했겠다.. 나 뭐한거지.
갤러리뷰가 실내뷰인걸 알았더라면 이 호텔은 절대 예약 안했을 것이다. 완전히 속았다.
새로 바꾼 야외가 보이는 방은 사방이 통창이라 좀 춥고 온도조절이 잘 안되었지만 그럭저럭 괜찮았다.
이제야 방이 좀 밝아졌네!
방에서 보이는 뷰도 뻥 뚫려있었다.
이 호텔을 고려하고 계신 분이라면, 갤러리뷰는 실내뷰라는 것을 꼭! 아시기를.
나처럼 실수하는 분이 계시지 않길 바란다.
서비스 – 세상 불친절한 직원
카운터에 있는 보통 직원들은 친절했다. 나랑 소통이 잘 안되더라도 최대한 맞추려고 애썼다.
손에 메니큐어를 칠한 남자 직원은 유독 더 친절했다. 어디 칭찬하는 공간이라도 있으면 해주고 싶은 심정이다.
문제는 흑인 여자 한 명이었다.
일단 한숨과 말끊기는 기본 장착이다. 뭘 물어보면 설명도 안해준다.
흑인한테 인종차별당하는 건가 싶을 정도로, 이 여자는 나를 개무시했다.
중간에 룸에 전화해 룸업그레이드에 대한 fee를 내라고 해서, 내가 몸이 안좋으니 10분 후에 카운터에 내려가겠다고 했더니,
“맴, 맴. you owed us. come right now.” 이러고 확 끊어버리질 않나.
내려가서 돈을 내는데 내가 뭘 물어볼 때마다 히죽히죽 웃으면서 씹질 않나.
빡친 내가 아픈 와중에도
“Why are you laughing me? am I funny?” 이러니까
그제야 약간 뒤로 물러서며 정중해졌다.
그리고 더 웃긴 건..
나보고 조지워싱턴 Univ 학생이냐고 묻길래, 나의 정체(?)와 워싱턴DC에 방문한 목적을 간단히 얘기했더니
갑자기 세상 순한 양이 되었단 거다.
심지어 내가 약을 사러 월그린에 다녀왔더니 카운터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널 위해 따뜻한 티를 사왔어” 라면서 티까지 내어준다. 진짜 웃기다. 내가 고소라도 할 것 같았나.
정말… 다시는 마주치고 싶지 않은 B.
이 호텔에 묵는다면 직원 한 명이 불친절할 수 있다는 걸 고려하시길 바란다.
기타 – 근거 없는 resort fee(destination fee), 리워드도 부족
호텔에서 체크인을 할 때, 그 흑인 여자 직원이 나에게 1박 당 resort fee를 34불씩 받는다고 했다.
이게 뭐냐, 호텔앱에서 예약할 땐 이런 얘기가 하나도 없었다, 라고 따졌더니
원래 DC에선 다 받아. 란다.
나중에 구글로 좀 찾아본 결과, DC에선 일부 호텔에서 자체적으로 resort fee를 걷고
그에 상응하는 쿠폰(호텔 내 레스토랑 할인 쿠폰이라든가, 음료 쿠폰이라든가…)을 준다고 한다.
이런 사실이 예약앱에 적혀있지 않은 것도 참 소비자 기망이란 생각이 든다.
시카고에선 이런 경우가 없었단 말이지..
심지어 이 호텔의 resort fee에 대한 리워드도 굉장히 빈약하다. 호텔 내 레스토랑 조식 10불 할인만 포함되어있는 것. 힐튼인가, 다른 유명 호텔들은 매일 무료 음료도 준다는데. 여긴 1박 당 5만원씩 받아가놓고 기껏 주는 게 조식 10불 할인이다.
카운터에 “뭐 혜택 더 없어?”라고 물어보니, “객실에 물이랑 커피 넣어주잖아”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기타 – 잘 관리되고 있는 로비, 레스토랑
그나마 장점을 꼽자면, 호텔 로비나 호텔 식당은 꽤 쾌적했고 잘 관리되고 있었다.
가끔 방이 답답하면 이 곳에서 노트북으로 일도 하고 음악도 듣고 그랬다.
다음에 워싱턴DC에 또 온다면 이 호텔은 OUT이다. 차라리 돈 더 주고 하얏트 괜찮은 룸을 고르겠다.
위치와 쾌적한 로비 빼고는 딱히 좋은 점이 없었던 로얄 소네스타 워싱턴DC. 재방문 의사는..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