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랑 놀아주다 생긴 각막 상처 스크래치 치료 후기

아기랑 놀아주다 생긴 각막 상처 스크래치 치료 후기

이번엔 오랜만에 육아 포스팅!

우리 아기는 요즘 손으로 물건을 잡고, 양손으로 물건을 옮기고, 엄마아빠 얼굴을 만지고 논다.
정말 너무 귀엽다. 이렇게 예쁜 생명체를 내가 내 배에서 낳았다니..

그런데 얼마 전, 아기와 같이 놀아주다가 아기가 내 얼굴을 만진답시고 손으로 내 얼굴을 내려쳤는데
갑자기 왼쪽 눈에 엄청난 통증이 찾아왔다!

한 3분 정도는 가만히 앉아있었던 것 같다. 너무 아파서 내 손으로 내 눈을 부여잡고..

이 와중에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 아기는 “엄마 왜그러지?” 하는 표정으로 나를 멍하니 쳐다보면서 열심히 혼자 놀았음..

시간이 지나 눈을 뜨긴 떴는데, 왼쪽 눈이 아주 흐릿하게 보이더라. 시력이 완전 사라진 것 같았다.
내가 유일하게 자부심이 있는 장기(?)가 시력인데!! 이게 흐릿해보이다니!! 순간 너무 무서웠음..
아. 그리고 또다른 증상이 있었다. 눈이 시리고 눈에서 눈물이 계속계속 났다.
내 눈 어쩔거야..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아기랑 놀아주다 종종 이렇게 눈을 다치는 사람들이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 시력도 좋아지고 원상복귀된단다.

그래도 걱정이 줄어들지 않아 나는 부랴부랴 안과에 찾아갔다.

각막 스크래치 손상, 처방은? 보호렌즈 착용+안약

의사 선생님이 눈을 살짝 보겠다며 안구 어딘가를 누르자마자 갑자기 내 왼쪽 눈에서 눈물이 콸콸콸 쏟아지는 신기한 경험!
선생님은 “각막 겉면에 스크래치가 났네요. 아마 잘 안보이고 눈물도 주르르 흐르고 할거예요”라고 아주 간단하게 진단하셨다.

처방은 하루동안 보호렌즈를 착용하고 하루 세 번 안약을 넣으라는 것.
보호렌즈는 내가 왼쪽 눈에서 눈물이 나고 눈이 가렵다는 이유로 눈을 비벼서 각막 손상 부위가 더 심해질까봐 착용하는 것이라고 했고,
하루 세 번 넣는 항생제 안약도 눈 보호 차원이라고 했다.

나 정도면 아주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 금방 나을 거란다.

선생님이 렌즈를 끼워주시는데.. 무서워서 눈에 렌즈도 못끼고 마스카라도 못 하는 나는 렌즈를 끼워준다고 뭔가가 눈 앞에 아른거릴때마다 눈을 힘줘서 질끈 감아버렸다.
의사선생님+검안사 두 분이 열심히 내 눈을 열려고 노력했지만 나의 무서움은 남자 두 명의 힘보다 더 컸다..
눈꺼풀이 도저히 열리지 않음 ㅋㅋㅋㅋ

의사선생님이 “이러시면 본인만 힘들어져요. 눈을 뜨고 위를 보고 다른 생각을 하세요. 우리는 절대 해치지 않아요. 렌즈 끼는거 안아파요!”라며 잔소리를 해서
정말 한 5분동안 셋이 낑낑대며 겨우 렌즈를 끼웠더랬다.

내가 눈에 뭘 하는걸 엄청 무서워해도 안약은 또 잘 넣는다. 눈에 바로 닿는 것도 아니고 약이 코, 목으로 넘어가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열심히 안약을 넣어주며 다음날 안과를 찾아가 렌즈 제거까지 겨우 성공했다.

시력 회복은?

나는 나의 좋은 시력을 잃는게 너무 무서워서 의사쌤에게 시력이 안돌아올 가능성은 없는지 물었다.
그러자 선생님이 시력은 일주일~길면 이주일 정도 지나면 회복된다고 걱정말라고 하셨다.

이 때는 평소에 너무나도 잘 보이던 커다란 글자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고 흐릿해서 너무너무 무서웠다..
그런데 정말 일주일 지나니까 다시 글자들이 잘 보이네..?

선생님이 말씀하신 고 루트 고 일정 고대로 회복 완료!

다음에는 아기랑 놀다가도 손이 날아올라치면 바로 뒷걸음질쳐야겠다. 휴..
혹시나 나처럼 기습 공격으로 각막이 손상된 분들, 바로 안과에 가서 처방 받으시고 꼭 잘 회복하시길!

육아의 길은 힘들다. 하지만 언제나 말하듯 그와 비할 수 없을만큼 훨씬 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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