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곡동 수제버거 풍류랑 솔직 후기, 버거는 맛있는데
예전에 신랑이 한 번 주문해서 먹어보고는 맛있다며 추천해 준 수제버거집 풍류랑!
아주 육즙이 진득하고 고소한 미국 치즈버거 스타일이라길래 기대를 한가득 안고 매장에 도착했다.
혼밥이지만, 먹고 싶은 메뉴 다 시켜서 맛있는 한 끼 즐겨보자!
풍류랑
풍류랑은 도곡동에 위치해있지만 지하철역 중 매봉역에 더 가깝다. 역에서 걸으면 10분 정도 걸리는 거리.
길가에 위치해있지만 가게가 어둡고 간판이 작게 한자로 만들어져 가게가 눈에 띄지는 않았다.
가게 앞에 있는 작은 메뉴 배너를 보고 잘 찾아왔구나, 직감했을 뿐.
요즘 가게들이 인테리어에 신경쓰느라 정작 가게의 정체성을 잘 드러내지 않는데, 고객 입장에선 좀 불편하다. 이런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으려나.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지 가게엔 나와 다른 한 명밖에 없었다. 그리고 배달하는 사람들만 엄청나게 많이 드나들었다.
나는 일단 치즈버거 하나를 주문했다. 메뉴판에 “추천”이 표시되어있어서.
그리고 물을 마시려다, 물은 돈을 주고 구매해야 한다고 하길래 그냥 수제버거 먹을 때 같이 안 먹으면 아쉬운 밀크쉐이크와 감자튀김도 주문했다.
밀크쉐이크와 트러플 감자튀김을 세트로 구매하면 11,000원을 추가로 내야 하는 점 참고!
음식을 기다리며 가게를 둘러봤다. 일단 내부가 굉장히 깨끗하고 모던하다. 조명도 예쁘고.
분위기만 보면 오히려 버거집보다는 근사한 한식집같다.
친구들이나 연인, 부부가 같이 와서 식사하기 참 좋을 것 같다.
한 10분 쯤 기다리자 내가 주문한 버거 세트가 나왔다. 음식은 따로 서버가 갖다주지 않는다. 내가 카운터에 가서 음식을 받아와야 한다.
내가 주문한 치즈버거, 트러플 감자튀김, 그리고 밀크쉐이크!
감자튀김과 곁들여먹을 수 있는 케첩도 아주 작은 컵에 제공됐다.
버거를 먹기 이전에 가장 손쉽게 먹을 수 있는 감자튀김과 밀크쉐이크를 맛보기로 했다. 이 두 가지가 무려 1만원이니 맛있어야지, 그럼그럼.
일단 감자튀김부터 먹어봤다. 그런데 음.. 트러플 향이 잘 나지 않는다. 내가 잘못 주문한건가? 아니면 주방에서 뭔가 착오가 있었나? 싶었는데, 다시 먹어보니 아주 혓바닥 저~먼 곳에서 알싸하게 트러플향이 난다. 살짝. 아주 살짝.
쉑쉑버거 트러플 감자튀김에 길들여진 내게 이렇게 얇고 작고 트러플향이 나지 않는 마치 맥도날드 감자튀김을 연상시키는 맛은..영 아쉽다.
쉐이크는 그래도 좀 낫겠지. 기대하며 먹어봤다. 그런데 이것도 내 입맛엔 영 아니었다.
꾸덕하긴 한데 무슨 땅콩 맛(?) 같은 특이한 향이 난다.
뭔가 다른 수제버거집에서 파는 밀크쉐이크와 차별화하기 위해 재료를 섞으신건지 뭔지 모르겠으나 나는 영 느끼하고 맛이 없었다.
나는 정말 딱 밀크쉐이크 다운 쉐이크를 좋아한다. 다른 재료나 군더더기 맛 없는 깔끔한 바닐라쉐이크.
그 기준에선 맥도날드 쉐이크보다 맛있는 걸 먹어본 기억이 없다. ㅎㅎ 쉑쉑버거 쉐이크가 두 번째로 맛있는 쉐이크.
생각보다 이 두 곳보다 쉐이크를 맛있게 만들어내는 곳이 별로 없는 듯 하다. 당분간 나의 밀크쉐이크 Top2 순위는 바뀌지 않을 것 같다..
버거는 아주 쫀득한 빵 사이에 들어있는 두툼한 고기가 돋보였다. 그 옆에 껴있는 치즈도!
감자튀김과 밀크쉐이크에서 이미 잔뜩 실망한 나는 그래, 버거라도 맛있어라, 라고 기원하며 버거를 맛봤다.
버거는 신랑이 말한대로 미국 스타일이었다. 안에 있는 고기가 정말 두툼하고 육즙도 흘러나왔다.
고기를 다 익히지 않은 건 일부러 그러신거겠지..?
그럴거야. 그럴거야..ㅎㅎ
맛도 적당히 짭짤하고 식감도 쫀득하니 맛있었다. 빵도 버터에 구웠는지 아주 고소했고.
다만 이것도 내 입맛엔, 쉐이크쉑보단 별로였다.
동네에 있는 다른 수제버거집들에 비해서는 맛있었지만 쉐이크쉑과 비교하면 글쎄..
뭔가 아주 조금 아쉬운 맛이다.
나 혼자 버거 하나와 쉐이크, 감자튀김을 먹고 나서 낸 금액은 거의 2만원에 육박한다.
이 정도 돈이면 맥도날드 빅맥세트를 3판은 먹었겠네.
풍류랑에서 맥도날드가 멀지도 않은데, 가격과 내 버거 취향을 생각하면 그냥 맥도날드에 가는 게 나았을 것 같다.
풍류랑 버거는 나쁘지 않았으나 특이한 향?이 첨가된 쉐이크, 그리고 트러플 향이 별로 나지 않는데다 얇기까지 한 감자튀김은 모두 내 취향이 아니었다.
게다가 물을 별도로 판매한다니… 음… 이렇게 한국인 정서에 맞지 않는 물 판매 전략을 쓰시려면 약간은 더 업그레이드되어야 하지 않을까.
다음에는 다른 수제버거집을 찾아가는 걸로!
신랑, 맛있긴 했는데 다른 메뉴들이 내 입맛엔 영 별로였어.
장점
- 깔끔한 인테리어
- 친절한 직원
아쉬운 점
- 맛을 생각하면 가격이 너무 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