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여행 / 3월 초 도쿄 벚꽃 구경, 시바공원
사실 3월 초에 도쿄를 방문하면서도 벚꽃이 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내 기억으로 도쿄, 오사카는 벚꽃이 우리나라보다 보름 정도 빠른 3월 중순~말에 폈었기 때문에.
그런데 신랑이 호텔에 누워있는 나에게 도쿄타워 벚꽃이 폈다며 내일 오전엔 무조건 벚꽃을 보러 시바공원에 가야한다고 했다.
나는 마지못해 따라가면서도 믿지 못했다. 아니, 3월 극초반에 벚꽃이 핀다고?
도쿄타워와 벚꽃이 가장 잘 보이는 곳, 시바공원
도쿄타워와 벚꽃을 함께 보기에 가장 좋은 장소는 시바공원이라고 한다.
시바공원은 도쿄타워와 무척 가까운 공원인데, 너른 들판이 있고 군데군데 벚꽃나무가 있어 인생샷을 건지기 좋단다.
우리는 아침일찍 지하철을 타고 시바공원에 찾아갔다.
시바공원에 가자마자 가장 놀란 건 진짜 벚꽃이 폈다는 것!
일반 벚꽃길처럼 무더기로 핀 건 아니지만, 군데군데 한그루씩 벚꽃나무가 있었고 꽃몽우리도 활짝 펴있었다.
3월 초에 벚꽃을 볼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정말 너무너무 설렜다. 신랑 따라 공원에 오길 잘했네!
벚꽃나무를 찾아다니며 공원 안 쪽을 슬렁슬렁 걸었다. 우리는 좀 이른 시간에 방문해서 한적한 공원을 즐겼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사람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꽃엔 사람이 따르는 법이니 어느정도 북적북적한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공원은 규모가 크지 않다. 그래서 한 시간 정도 산책하며 걸으면 웬만한 곳은 다 둘러볼 수 있다.
돗자리를 펴두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사람도 있고
출사를 나와 계속 꽃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었지만,
우리는 이날 오후 한국행 비행기를 타는 일정이어서 마냥 여유롭게 꽃구경을 할 순 없었다.
그래도 그냥 가기는 아쉬우니 근처 카페에서 차를 한 잔 마시기로 한다.
조용하고 고즈넉한 도쿄타워 근처 카페, 테라 카페
테라카페는 시바공원 바로 옆에 위치한 조용하고 고즈넉한 카페다.
카페 안쪽에도 좌석이 있고 바깥쪽에도 좌석이 있다. 둘다 분위기는 좋은 것 같지만 우리는 볕을 쬐고 싶어서 바깥쪽 좌석을 선택했다.
먼저 카페 안쪽에 있는 카운터에서 이 카페의 대표 메뉴라는 몽블랑 디저트와 커피 두 잔을 주문하고 자리에 착석했다.
몽블랑은 생각대로 매우 달고 부드러웠다. 디저트 안 쪽엔 부드러운 크림이 있고, 바깥 쪽엔 달달한 밤 맛 토핑이 있다. 밤이 들어간 디저트를 좋아하는 분들은 매우 좋아하실 듯. 나도 원래 밤을 참 좋아해서 이 디저트가 입에 잘 맞았다.
달달한 디저트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신랑도 몽블랑은 맛있다며 몇 스푼 떠 먹었다. 커피랑 참 잘 어울리는 디저트였다.
커피는 산미가 별로 없는 고소한 맛. 커피 향도 나쁘지 않았다.
꽃놀이를 마치고 그냥 떠나기 아쉬워 잠깐 들른 카페 치고, 메뉴 선정과 금액, 뷰, 맛 좋았다.
3월 초 도쿄엔, 아직 흐드러지게 핀 벚꽃은 별로 없다.
하지만 도쿄타워 인근의 시바공원에 가면 양지바른 곳에 핀 벚꽃나무를 통해 소소하게나마 꽃놀이를 할 수 있다.
아마 3월 중순인 지금 쯤이면 도쿄 곳곳에서 벚꽃이 날리고 있을 듯.
꽃놀이 전후엔 근처 테라카페에서 달달한 몽블랑과 씁쓸한 커피 한 잔으로 몸을 녹이는 것도 괜찮겠다.
다음 번에는 3월 중순에 도쿄에 들러봐야겠다. 그 때 쯤이면 흐드러지는 벚꽃도 볼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