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동 맛집 배꼽집 유아 한우죽 챙겨주시는 후한 인심
삼성동에 베이비페어를 다녀온 날. 아침 일찍 후다닥 다녀오면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이유식을 안 챙겨갔는데, 일정이 길어져 아기 밥 먹을 시간까지 삼성역에 있게 됐다.
급하게 근처 이유식 판매점을 찾아 돌아다녀봤지만 매장은 잘 보이지 않았고, 아기는 점점 배고픈 표정이고..
집에 갈까? 하면서도, 집에 가는 길에 아기가 울면 어쩌지 싶고..
안절부절못하던 우리는 일단 가까운 한식집에 가서 밥과 김으로 간단히라도 아기 배를 채워주기로 했다.
(우리 아기는 이제 이유식에서 일반식으로 넘어가는 단계라 밥과 김, 간단한 반찬도 잘 먹는다)
그래서 찾아간 곳이 삼성역에 위치한 배꼽집이다.
삼성동 배꼽집 코엑스
11:00~22:00
고기로 유명한 코엑스 맛집
사실 배꼽집은 내가 코엑스에서 회사를 다니던 4년 전에도 같은 곳에 있었다. 그 때 팀원들이랑 종종 고기를 구워먹으러 왔던 기억이 난다.
고기 이외에는 이렇다할 유명한 메뉴가 없었다. 그냥 정말 평범하고 일반적인 한식집이랄까.
가게 바깥에 있는 메뉴판을 보니 갈비탕도 있고 곰탕도 있었다. 아기에게 국물에 밥을 말아먹이기 좋을 것 같아서 우리는 후다닥 배꼽집 안으로 들어갔다.
주말 제공 이벤트, 유아 동반 고객에 한우 안심죽 서비스 제공
가게에 들어가자 신랑이 직원분께 아기도 먹을 수 있는 간이 약한 음식이 있는지 여쭤봤다.
이 때만 해도 우리는 배꼽집에서 죽서비스를 하고 있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 아기 밥 챙기는데 마음이 급해 다른 생각을 할 겨를도, 안내판을 볼 겨를도 없었던 것.
그런데 직원 분이 “아기가 먹을 수 있는 죽을 따로 만들어줄게요”라고 하셨다.
이게 무슨 일인가! 고기집에서 죽을 따로 만들어주신다니!
우리는 너무나 감사해서 연신 인사를 드리며 자리에 앉았다.
알고보니 현재 배꼽집에선 주말에 방문한 유아 동반 가족에게 한우로 만든 죽을 따로 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었다.
가게 바깥에 있는 안내 배너에도 써있더라. 우리가 못 보고 지나친 것 뿐.
이런 서비스를 기획해주신 것이 너무나도 감사했다. 우리같은 초보 엄마아빠에겐 그저 빛!
아기 죽은 우리 아기를 아기 의자에 앉히자마자 바로 제공됐다. 죽은 한우가 들어있는 고기 죽인데 내가 집에서 해주는 것보다 더 맛있었다.
그리고 중요한 것. 죽에 간이 거의 안되어있었다.
유아에게 주는 음식은 간을 하지 않고 최대한 슴슴하게 먹어야 하는데, 정말 딱 좋게, 적절하게, 맛있게 죽을 만들어주셨다.
덕분에 우리는 좋은 재료로 만든 맛있는 영양죽으로 아기 배를 채워줬다.
서비스 기획하신 분들 복 받으실 거예요! 감사합니다~
저출산 시대에 유아식 챙겨주시는 음식점이 있다니. 많이 팔아주세요 아기 키우는 부모님들 +_+
배꼽집 메뉴, 식사 후기
아기 음식도 음식이지만 우리도 식사를 해야 했다. 메뉴판을 스르륵 보니 고기 외에도 다양한 한식을 팔고 있었다.
우리는 명품 갈비탕과 한우사태곰탕을 주문했다. 뜨끈한 국물로 든든한 한 끼 식사를 해야 오후에도 육아팅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주문을 마치자, 직원 분이 아기 죽에 이어 테이블 세팅도 해주셨다.
밑반찬은 김치 두 종류와 김, 그리고 멸치볶음이었다. 젓갈과 간장도 아주 작은 종지에 제공됐다.
모든 반찬이 맛있었지만 나는 특히 멸치볶음이 입맛에 맞았다. 과하게 달지 않고 과하게 끈적거리지도 않는 비교적 담백한 멸치볶음!
나도 집에서 이렇게 맛있는 반찬을 만들어먹고 싶은데. 대체 다들 어떻게 이렇게 요리를 잘하시나.
명품갈비탕과 곰탕은 뜨거운 뚝배기에 담겨 나왔는데, 아기가 있어 직원 분이 아기 손이 닿지 않을 먼 곳에 그릇을 놓아주셨다.
이렇게 세심하게 배려해주시니 다시 한 번 감사하게 된다.
신랑이 주문한 명품갈비탕은 19,000원이다. 안에 커다란 갈비가 다섯 조각 정도 들어있었고 모두 크기가 실했다.
몹시 배가 고팠던 신랑은 아기 밥을 챙겨주면서도 한 그릇을 뚝딱 해치웠다. 국물 맛이 굉장히 깊고 고소해서 우리 입맛엔 아주 잘 맞았으나 아기에게 밥을 말아 먹이기엔 확실히 간이 셌다.
이 음식은 유아 말고 성인들만 먹는 걸로!
내가 주문한 곰탕도 나왔다. 한 그릇에 14,000원.
곰탕 안에는 고기살이 매우 푸짐하게 들어있었다. 국물은 갈비탕보다 곰탕이 내 입맛에 더 잘 맞았다. 다른 재료 맛이 느껴지지 않고 고기 육수 맛만 느껴져서!
나는 원래 국물에 밥을 잘 안 말아먹는다. 하지만 이 날은 내가 워낙 배고프기도 했고 국물이 너무나도 맛있어서 그냥 밥을 다 넣어 국물에 말아먹었다.
밥 한 그릇 남기지 않고 모두 먹는 건 정말 정말 오랜만이다. 그만큼 맛있었네.
둘이 고기가 들어간 실한 점심을 먹고 아기 죽까지 먹인 후 우리가 지불한 금액은 33,000원.
음식 퀄리티와 서비스를 생각하면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이미 아기 유아죽 서비스에 감동받아 다른 단점은 보이지도 않았다.
노키즈존, 유모차 반입 불가 등등 저출산을 유발하는 가게 정책들이 난무한데 이렇게 죽을 서비스로 주시다니.
앞으로 삼성역에 가면 배꼽집 찍고 식사하러 갈 거다.
장점
- 유아 동반 고객을 위한 감동의 유아 죽 서빕스
- 친절한 서빙, 맛있는 음식
아쉬운 점
- 코엑스 모든 가게가 그렇듯, 주차비 지원이 짬. 코엑스 소비 총합 5만원 초과 시 1시간 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