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도병원 피부꼬리 제거 수술 후기 – 2편
서울 송도병원에서 피부꼬리 제거 수술을 시행한 솔직 리뷰 2편.
전편은 아래 링크 참고!
수면마취로 잠들기 전 국소마취?
원래 계획은 수면마취로 내가 잠들고 나면 국소마취 후 췌피 제거술을 시행하는 것이었다. 이 순서로 선생님과 합의(?)가 됐었다.
그런데 수술 당일, 계획은 엇나가고 말았다.
마취과 선생님이 “자, 진통제 들어갑니다.”라고 하시자마자 주사기를 꼽은 팔에 시원한 느낌이 전해지기 시작했는데,
이 때 내 엉덩이 뒤에서 선생님들이 “뭐 지금 마취하죠 뭐” 이런 얘기를 주고받더니..
갑자기 내 그 피부꼬리가 있는 그 곳 근처에 길다란 주사바늘을 꼽은 것이다..
나는 아직 의식이 있는데!
분명 수면마취 후 국소마취를 하기로 했잖아요!
국소마취의 고통을 느끼기 싫어서 수면마취를 선택한 건데!
대체 왜!! 아직 재우지 않은 상태에서 국소마취를 하냐구요!!
소스라치게 놀란 나는 소리를 지르며 “악 이거 너무 아파요!! 아니 너무 아프다구요!!”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마취과 선생님이 “괜찮아요. 방금 강력한 진통제 들어갔으니까 이제 덜 아플거예요.” 이러면서
내 항문 근처에 국소마취 주사기를 한 방 더 찔렀다..
내가 으으윽!!! 소리를 내며 당황해하자 간호사들이 “자, 이거 얼굴에 씌워드릴게요. 편하게 숨 쉬셔요”라고 했고
숨을 쉰 순간부터 기억이 없다..
내 기억을 자세히 되돌려보자면
- 진통제 주입 -> 아직 통증이 느껴지는 상태에서 항문에 국소마취용 주사 2방 찌름 -> 두번째 주사기를 찌를 때 쯤 거의 동시에 수면제로 재움
이 순서다.
국소마취는 얼마나 아팠나?
국소마취는 음.. 솔직히 말하면 엄청나게 아프진 않았다.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막 몸을 비틀 정도로 쓰라리거나 기절할만큼 고통스럽지는 않았다. 그리고 주사 주입도 한 2초 정도? 엄청 짧게 들어갔다.
다만 부위가 부위이다보니 수치스럽고, 당황스럽고, 놀랍고, 그런 마음이 뒤섞여 더 아프게 느껴졌던 것 같다.
내 경우 의사선생님이 강력한 진통제를 몇 초 먼저 투입하고 나서 주사를 찔렀기 때문에, 진통제 없이 주사맞으신 분과는 통증을 느낀 정도가 다를 수 있다.
수술 직후..
정신을 차려보니 수술은 다 끝나있고 나는 침대 위에 누워있었다. 얼핏, 영화 속 장면처럼, 누군가가 나를 침대에 옮긴 듯한 기억이 스쳐지나갔다. 하지만 현실인지 아닌지 수면마취한 나는 모른다.
머리가 많이 아프지는 않았다. 엉덩이에도 큰 통증은 없었다. 아직 진통제 효과가 남아있어서 그런 것이겠지?
엉덩이에는 두텁게 거즈가 끼워져있었고, 거즈 고정 목적으로 내 엉덩이와 허리, 배 쪽에 테이프가 둘둘 감겨져 있었다.
간호사가 내가 깬걸 확인하고는 와서 수술 후 주의사항을 알려줬다.
- 당일은 목욕하지 말 것
- 일상생활은 내일부터 조금씩
- 좌욕기가 있으면 집에서 따뜻한 물로 좌욕해줄 것
- 핏덩이가 많이 떨어지면 병원에 바로 올 것
- 외래 예약시간에 맞춰 병원을 방문할 것
- 오늘은 운전하지 말 것
선생님이 병원을 나가기 전에 소변을 한 번 봐야 한다고 하셨다.
여성의 경우 소변을 볼 때 몸에 고정해 둔 거즈가 젖을 수 있으니, 엉덩이를 조금 들고 소변을 아래로 보란다.
시키는대로 소변을 봤고 별다른 통증이나 이상이 없어 병원을 나왔다.
수납 시 지불한 금액은 15만원 선. 약은 진통제, 소염제 등을 타왔다.
당일 퇴원 후 대중교통 탑승&일상생활이 가능한가?
병원을 나서니 여전히 비가 오고 있었다. 택시를 잡으려고 10분 정도 콜해봤지만 택시가 잡히지 않아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갔다.
방금 수술한 터라 사람 많은 버스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이동하는 건 좀 무섭지만.. 집에 가려면 어쩔 수 없지.
그런데 다행히 버스가 오기 전에 택시가 한 대 잡혀서 나는 뒷자리에 편히 누워 집으로 올 수 있었다.
솔직히 수술 직후에 통증이 그리 심하지 않아서 버스를 타고 정류장에서 집까지 걸어왔다해도 크게 문제되진 않았을 것 같다.
수술 경과
- 수술 당일 오후(1일차): 항문 부위가 욱씬욱씬하고 화끈거렸다. 그래서 엉덩이를 붙이고 어디 앉지는 못했다. 비스듬히 앉거나 누웠을 뿐.
- 수술 2일차: 처음으로 변을 봤다. 아프긴 했는데 치질수술을 했던 때만큼은 아니었다. 아주 간단한 일상생활만 하고 누워있었다.
- 수술 3일차: 또 변을 봤다. 여전히 아프다. 화끈거림은 줄었지만 여전히 아프다. 이제 서서하는 일상생활은 대부분 한다. 허리를 조금 숙이고 걷기도 한다.
- 수술 4일차: 또 변을 봤다. 여전히 아프다. 그래도 일상생활은 거의 다 한다. 오래 앉아있는 것 빼고.
췌피 제거술을 한 사람은 꼬박꼬박 좌욕을 할 필요는 없단다. 하지만 나는 하루에 3번 정도씩은 따뜻한 물에 좌욕을 하고 있다. 확실히 좌욕을 하면 컨디션이 나아지는 것 같다.
이제 더 부지런히 관리해서 다시는 이 수술, 이 병원과 일가견이 없게 해야지.
수술을 받기 위해 정보 찾아보고 계신 분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