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천 카페 앨리스프로젝트 / 피스타치오 레몬케이크
양재천에 갈 일이 있으면 종종 들르는 카페 앨리스프로젝트.
이 곳은 양재천변이 아닌 안쪽 골목에 위치해있어 근방 다른 카페에 비해 한적하다. 게다가 가게에서 직접 만든 다양한 디저트를 판매하고 있어 매번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주차 공간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부부가 시간을 내서 꼭 들르는 이유다.
이번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무엇으로 고를까 생각하다 양재천 근처에 있는 앨리스프로젝트를 떠올렸다.
사실 루이비통 케이크를 사려다 예약 기간을 놓쳐버려 약간 우울하던 참이었다. 그런데 앨리스프로젝트에서 맛있는 케이크를 사올 걸 생각하니 그새 기분이 괜찮아졌다.
이번엔 아기도 있고 장기간 카페에 앉아있을 여유가 없기 때문에, 전화로 미리 케이크를 주문한 뒤 크리스마스 이브날 휘리릭 픽업해왔다.
케이크는 넉넉하게 픽업 3일 전 전화로 주문하면 된다.
앨리스프로젝트 레몬 피스타치오 케이크
이번에 내가 고른 케이크는 레몬 피스타치오 케이크. 내가 이 카페에 있는 디저트 중 가장 좋아하는 케이크다.
항상 조각 케이크를 주문해 먹곤 했는데, 이번엔 처음으로 홀케이크를 사왔다.
가격은 41,000원. 조각 케이크가 8,000원 대니 오히려 홀케이크를 사는 게 가성비가 좋게 느껴진다.
투명한 패키지에 들어있는 홀케이크. 크기는 일반 빵집에서 파는 케이크와 비슷하다.
이 케이크는 피스타치오 향만 들어있지 않다. 아예 케이크 겉면에 실제 피스타치오가 다닥다닥 붙어있다. 그래서 생김새도 특이하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이게 구움과자 류일지, 안까지 보드러운 케이크일지 잘 구분하지 못할 듯.
가장 먼저 케이크에 초를 꼽아 불을 붙였다. 그리고 좋아하는 와인들과 함께 디피해서 사진을 찍었다. 크리스마스엔 크리스마스 디너 사진을 남기는 게 정석이니까!
다음은 케이크 커팅 시간. 칼을 들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낸다. 케이크 겉면에 피스타치오가 붙어있어서 아무리 주의깊게 잘라도 피스타치오 가루는 떨어진다.
케이크 단면.
이 케이크 안에는 상큼한 레몬 커드가 들어있다. 그런데 이 레몬 커드에서 엄청나게 신 맛이 아니라, 정말 은은하고 적당한 정도의 신 맛이 난다.
사실 레몬 디저트에 들어있는 과한 신 맛을 좋아하는 내 입맛엔 1% 부족하다. 하지만 신 맛을 싫어하는 신랑은 바로 이 부분에서 레몬 피스타치오 케이크를 엄청 좋아한다.
신맛 마니아가 아닌 이상 요 정도의 신 맛은 입맛에 잘 맞을 듯!
겉과 속에 꽉 찬 피스타치오 양을 보면, 41,000원이라는 케이크 가격이 결코 비싸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피스타치오를 정말 아낌 없이 부으셨네.
케이크는, 전체적으로 달지 않고 고소하다. 그러면서 적당한 신맛이 같이 나서 아주 산뜻하다.
아무래도 견과류가 많아 맛과 질감이 묵직하긴 하지만, 그게 또 이 케이크의 매력 아닌가. 아메리카노랑 같이 먹으면 부담스럽지 않은 산뜻한 맛의 케이크 맛이 배가 더 잘 느껴진다.
우리 둘이 먹기에는 양이 많아 케이크를 가족 분들께 나눠드렸다. 가족들도 뭔가 건강한 맛이라고 좋아하심! 🙂 다음에도 특별한 날에 추억 삼아 홀케이크 한 번 더 사와봐야겠다.
견과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레몬이 적당히 들어간 케이크를 찾는 분이라면,
레몬 피스타치오 케이크도 한 번 드셔보시기를!
(아, 참고로 앨리스프로젝트에서 진행하는 디저트 코스도 괜찮다. 여러가지 수제 디저트를 차와 함께 즐길 수 있어 우리는 만족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