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DC 레스토랑 DU JOUR, 가성비 괜찮은 호텔 레스토랑
이번 미국 방문 때 내가 묵은 호텔 Royal Sonesta Washing DC 1층에는 호텔 레스토랑 DU JOUR가 있었다.
호텔 레스토랑이기는 하지만 외부인들도 자유자재로 이용하니 실상 일반 레스토랑과 같다.
내가 묵은 호텔에서는 숙박 1박 당 resort fee=destination fee라는 명목으로 34불을 걷어갔다.
이 34불에는 DU JOUR에서 아침식사를 할 경우 10불을 크레딧으로 제공해준다는 혜택 아닌 혜택이 있었고,
그래서 나는 이 10불 크레딧을 사용하고자 숙박 2일차 되던 날 아침 DU JOUR를 찾았다.
DU JOUR
레스토랑에 처음 방문하자 카운터에 서있던 매니저가 자리를 안내해줬다.
이 날은 레스토랑이 굉장히 시끄러웠는데, 알고보니 방송 촬영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했다.
조명판, 조명, 마이크, 스탭 등이 꽉 차있어 정신이 없었다.
매니저가 분주한 공간 한 가운데 나를 앉혀서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방송 촬영 준비과정을 구경하며 식사하게 됐다.
미국도 장면 하나 촬영하는 데 이렇게 정신없고 분주하구나. 재밌는 경험이었다.
이 곳의 메뉴는 아침과 점심이 다른 듯 하다. 아침 메뉴로는 아메리칸식 조식, 와플, 오믈렛 등이 있었고 커피도 아메리카노, 라떼 등을 주문할 수 있었다.
나는 오믈렛을 주문했다. 보슬보슬 부들부들한 오믈렛이 매우 땡겼기 때문.
직원이 “white 오믈렛인데 괜찮아?”라고 물어봤는데, 나는 하얀 오믈렛이 뭔지 잘 몰라서 그냥 괜찮다고 대답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오믈렛이면 다 같은 것인 줄 안 나..
음료는 따뜻한 라떼를 골랐다. 그리고 직원이 “미국식 베이컨 진짜 끝내주는데 한번 추가해볼래?”라고 해서 기꺼이 영업당해주었다. 미국 베이컨은 진리지.
라떼가 먼저 나왔다. 우유 거품이 많지는 않은 일반 라떼였다.
커피 맛이 굉장히 고소하고 산미가 없어서 고소한 커피를 좋아하는 내 입맛에 잘 맞았다.
금방 한 잔을 비웠더니 서버가 무료로 아메리카노를 한 잔 더 만들어주었다.
사나워보이는 서버가 참 친절하더라. 역시 사람은 겪어봐야 한다.
내가 주문한 오믈렛이 나왔다. 그런데 정말.. 직원이 말한 것처럼 화이트 오믈렛이다.
달걀 이외에도 소세지, 감자, 미니 샐러드가 함께 제공됐다. 추가로 주문한 베이컨은 세 조각이 다른 접시에 담겨있었다.
오믈렛 맛은.. 뭐랄까. 굉장히 신기한 맛이었다. 달걀 흰 자로만 만들었는지 고소함은 거의 없었고, 안에 들어있는 채소와 소스 때문에 신 맛이 났다. 사워크림을 많이 넣은 듯 하다.
기대한 맛이 아닌데다 화이트 오믈렛이라는 메뉴 자체가 생소해서 입맛에 잘 맞지 않았다.
다행인 건 감자, 소세지, 샐러드 등 같이 나온 음식들이 맛있었다는 것.
그리고 베이컨..진짜 최고였다. 신랑이 미국식 베이컨을 정말 좋아하는데, 이번에 직접 먹어보니 왜 미국식 베이컨을 그리워했는지 알겠다. 일단 베이컨이 아주 짠데 맛있게 짜다. 그리고 아주 바삭하게 구워서 식감이 좋다.
가끔 오리지널 팬케이크에서 브런치 메뉴를 주문하면 이런 베이컨이 몇 조각 나온다.
조각이 작고 양도 얼마 안들어있어서 아쉬웠던 것이 여기서 해소되네. 정말 맛있었다. 1만원 이상의 값을 한다.
금액은 브런치에 음료까지 다 해서 30불 조금 넘는 수준. 20% 팁을 더하고 반올림해서 40불을 내고 왔다.
요즘 환율이 높아 52,000원이라는 사악한 금액을 자랑하지만.. 미국의 물가가 워낙 많이 올랐으니 다른 곳 대비 가성비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게다가 여긴 호텔 레스토랑이고 숙박 크레딧으로 10불이 차감되지 않는가. 그러면 가격은 더 좋아진다.
한 번은 점심을 먹으러 갔다.
다양한 종류의 스테이크 중 연어 스테이크가 땡겨 주문해봤는데, 이 연어 스테이크도 제법 맛있었다.
연어 살이 아주 두툼하고 간도 잘 되어있었다. 이 때는 연어를 거의 고기처럼 배부르게 먹은 것 같다.
이 역시 팁까지 포함해 40불 정도 냈다. 사이드 메뉴나 음료를 추가로 주문하지 않고 오로지 식사 메뉴 하나만 주문한 것이 40불인 셈인데, 뭐 음식 퀄리티를 생각하면 나쁜 가격이 아닌 것 같다.
나는 숙박 기간동안 DU JOUR를 이렇게 총 두 번 방문해봤다. 두 번 다 음식도 서비스도 괜찮은 편이었다.
호텔은 정말 직원이 불친절해서 너무 열받았지만, 레스토랑 만큼은 만족도가 높았다.
숙박객이 아니어도 이용 가능한 곳이니, DC를 또 방문할 일이 있다면 다른 호텔에 숙박하더라도 지나가는 길에 한 번 더 들러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