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르메이에르 청화 우육도삭면 방문 후기

종로 르메이에르 청화 우육도삭면 방문 후기

 

오랜만에 광화문에 들렀다. 10년 전 쯤 여기에서 근무했을 땐 몰랐는데, 이직하고 나니 광화문에서의 직장인 라이프가 참 재밌었던 것 같다. 근처에 맛집도 많고 유서깊은 장소도 많아 점심시간에 주변을 산책하면 늘 새롭고 재밌었다. 그래서 다들 광화문, 광화문 하나.

볼 일을 다 보고 나니 어느덧 점심시간. 예전에 다녔던 맛집을 방문할 생각에 신이 나서 을지로 골목으로 향했는데, 웬걸. 홍콩식 완탕을 팔던 청키면가, 닭볶음탕이 맛있던 황구네 모두 사라졌더라. 아. 청키면가 볶음밥 진짜 맛있었는데..

아마 황구네는 상호명을 바꿔 근처로 이전한 것 같다. 하지만 자고로 닭볶음탕은 여러 명이 가서 볶음밥까지 클리어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기에, 혼자 점심을 때워야 하는 나에겐 맞지 않았다. 실망한 마음에, 완탕은 아니더라도 비슷한(?) 국물 요리를 먹고자 우육면 집을 검색했다. 그렇게 찾아간 곳이 르메이에르 1층에 위치한 대만우육면이다.

 

청화 우육도삭면

종로 르메이에르 건물 1층

청화 우육도삭면은 종로 르메이에르 건물 1층에 위치한다. 내 기억으론 여기에 베트남 쌀국수집이 있었는데 바뀐 듯 하다.
간판엔 한글로 “대만우육면”이라고 써있고, 실제 상호명은 “청화 우육도삭면”이니 우육면 집을 찾아가는 분은 참고하시길.

테이블에서 셀프로 주문하는 시스템

내부로 들어가서 1인 좌석을 찾아 두리번거렸다. 평일 점심시간엔 이 동네 음식점이 엄청 북적이기에, 혼밥러는 그저 1인석에서 조용하고 빠르게 식사해야한다.
그런데 직원분이 나에게 다가오더니 편하게 4인 자리에 앉으라고 하셨다. 덕분에 코트도 편히 벗어두고 넓은 자리에서 편하게 식사할 수 있었다. 배려해주신 건 감사하지만, 혼밥러에게도 4인 자리를 내어줄 정도면 평소에 여기 손님이 별로 없는 곳인가? 라는 불길한 생각도 살짝 들었다.

대표메뉴는 우육도삭면으로 9,800원이고, 만두, 도삭면 등 대만에서 먹을 법한 다른 메뉴들도 꽤 있다.
나는 우육면 하나, 그리고 쇼마이를 주문했다. 사실 다 못 먹을 걸 알고는 있었지만 여기까지 와서 메뉴 하나만 먹고 가기엔 뭔가 섭했다.

우육도삭면 / 9,800원

주문한 지 2분도 안되어 도삭면이 나왔다. 아니, 이렇게 빠르게 조리될 수 있나? 이렇게 빨리 나오는 면요리는 처음 먹어본다. 일반 분식집에서 라면을 시켜도 나오는 데까지 5분은 걸리는데.
도삭면에 들어있는 면은, 굵기가 일정치 않고 통통한 것이 딱 내가 원하는 면이었다. 국물도 아주 뜨겁지는 않았지만 먹기 좋을만큼 따뜻했다.

젓가락으로 한 번 휘저어보니 양이 제법 된다. 일단 국물은 딱 내 입맛에 맞다. 너무 짜지도, 싱겁지도 않으면서 아주 깊은 맛이 난다.

면은 쫄깃하고 간이 면 속까지 배어 아주 맛있었다. 비록 면발이 굵고 커서 정작 면발 개수는 그리 많지 않았지만 맛있는 면을 충분히 배부르게 잘 먹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창가 쪽 찬바람 때문에 그런지, 국물이 금방 식었다는 것이다. 처음 나올 때 국물이 더 뜨끈하게 나왔다면 더 오래 따뜻한 국물을 마실 수 있었을 것 같다.

식감이 아주 탱글탱글한 쇼마이도 나왔다. 5개에 8,000원이니 가격은 비싼 편. 하지만 일반 음식점에선 먹기 힘든 음식이라 주문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요건 생각보다 더 맛있었다. 안에 새우가 정말 꽉 차게 들어있나보다.
입에 넣고 씹자마자 육즙과 새우의 탱글한 식감이 한 방에 퍼졌다. 딤섬을 좋아하는 우리 신랑이 생각났다.
같이 와서 먹으면 참 좋을텐데.

 


 

이렇게 혼밥을 하고 낸 금액은 17,800원. 예전에 비해 식비가 참.. 많이도 올랐다.
일단 도삭면은 맛은 좋았지만 국물이 덜 뜨겁고 금방 식어 아쉬웠고, 만두는 맛있었다.
전반적으로 엄청나게 맛있어서 두 번 찾아가겠다는 정도는 아니다. 그냥 딱 생각한 정도의 만족감이었다.

나와 비슷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 평일 점심시간인데도(심지어 르메이에르 1층인데도) 사람이 많지 않았던 것일까?
사실 이 근방에 맛집이 워낙 많아서, 웬만한 맛으론 ‘맛집’이라 불리지 못한다.
만약 이 정도의 맛을 내는 음식점이 신도시나 상암같은 곳에 있었다면 맛집이라고 자주 찾아갔을 것도 같다.

그래도 추운 날씨에 따뜻한 국물 음식 잘 먹고 간다.

 

good

  • 접근성 좋은 위치
  • 음식 나오는 속도가 번개급임(단, 만두는 시간 좀 걸림), 직원이 친절함

관련 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