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 아기 데리고 스키야키 먹기 도전, 판교 현대백화점 채가원

10개월 아기 데리고 스키야키 먹기 도전, 판교 현대백화점 채가원

 

아기와 집에만 있다보니 아기가 영 답답해하는 것 같다. 10개월 쯤 된 아기는 이제 자아가 생겨 지루하거나 답답하면 온 몸으로 표현하더라. 그래서 시간을 내 남편과 함께 아기를 데리고 판교 현대백화점으로 나들이를 갔다.

아기 식사도 중요하지만 아기를 돌봐야 하는 우리도 점심을 잘 챙겨먹어야 하는 상황.
아기를 데리고 외출하는 것이 익숙지 않은 우리는, 그간 못 먹었던 스키야키나 샤브샤브 류의 음식이 너무너무 먹고 싶어서, 무리일 것을 알면서도 아기를 데리고 스키야키 집으로 향했는데..

자리에 앉자마자 아직은 욕심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자고로 아기 엄마아빠는 1시간 걸려 먹을 수 있는 음식 말고, 5분 만에 후딱 먹어치울 수 있는 푸드코트 음식을 먹어야 하나보다.
맛은 훌륭했지만 맘껏 즐기지 못한, 스키야키 외식 후기를 기록해본다.

 

판교 현대백화점 9층 채가원

 


 

현대백화점 9층 식당가에 자리잡은 한식집

채가원은 판교 현대백화점 9층 식당가에 자리잡은 음식점이다. 샤브샤브나 국수전골같은 따뜻하게 끓여먹는 한식을 주로 판매하는데, 한식집답지 않게 내가 좋아하는 스키야키도 메뉴에 있다.
우리가 채가원을 굳이 찾아간 것은 아니다. 그저 뭘 먹을지 고민하며 여러 음식점을 둘러보다가 채가원 입구에 설치되어있는 메뉴판에 “스키야키”가 써있는 것을 보고 본능에 이끌리듯 들어간 것 뿐이다. 평일 애매한 시간대에 방문했더니 딱히 웨이팅은 없었고 가게 안 쪽에도 자리가 많았다.

신선한 재료, 건강한 맛

백화점 식당가답게 가격은 비싼 편. 스키야키도 인당 37,000원이라는 높은 가격을 자랑한다.
그래도 일단 외출을 나왔으니 호기롭게 스키야키를 주문해본다.

우리는 창가 쪽 부드러운 좌석에 아기를 앉혔다. 직원 분이 아기의자를 놓아주셨지만 아기가 몇 분 앉아있다가 지루하다는 표현을 적극적으로 하는 바람에 아기를 꺼내 신랑 옆에 앉힘. 테이블에 밑반찬이 깔리자, 아기의 눈은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것 저것 먹여달라는 손짓을 하는데 정작 밑반찬들은 간이 세고 크기가 커서 아기에게 줄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더라. 이 때부터 반찬으로 향하는 아기의 손짓을 막는 반복적인 작업이 시작됐다. 역시 푸드코트가 답이었나!

밑반찬에 이어, 직원 분이 스키야키 재료가 담긴 냄비를 가져다주셨다.
다행히 가스렌지 대신 인덕션으로 끓이는 것이라 아기에겐 덜 위험하다.

스키야키의 하이라이트인 달걀, 소고기도 같이 가져다주셨는데, 특히 소고기는 육안으로 봐도 아주 질이 좋아 먹음직스러웠다. 저렴한 샤브샤브집에서 판매하는 언 고기가 아니다. 정말 생고기다.
인당 37,000원이나 내는데, 이정도 퀄리티는 받쳐줘야지 싶다.

스키야키가 어느정도 익자 우리는 고기를 한 점씩 넣어 익혔다. 그리고는 꺼내 계란물과 소스를 묻힌 뒤 맛을 봤다.
오랜만에 먹어서 그런 것인지, 채가원에서 맛있게 잘 만들어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엄청나게 맛있었다.
건강하고 담백하면서 느끼하지 않은 맛!

이 맛을 음미하고 있을 때쯤 아기가 또 찡찡대기 시작했다.
먹을 것을 달라는 걸까. 아니면 공간이 답답해서 그런 걸까. 일어나 안아달라는 것일까?
우리는 번갈아가며 아기를 안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한 명이 아기를 안고 백화점을 산책했다가 돌아오면, 그간 열심히 먹은 다른 한 명이 바톤터치를 한 뒤 아기를 안고 백화점을 산책했다.
그래서 이 맛있는 음식을, 천천히 음미하기는 커녕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알지도 못할 만큼 급하게 먹어치웠다.

국수사리 마무리는 필수

그래도 국수는 먹어야지. 스키야키를 다 먹은 후 안에 국수사리를 넣어 면을 끓여먹었다. 국수 전골에 면사리를 넣었을 때의 고소하고 깊은 맛은 없지만 스키야키에 들어간 면사리도 그럭저럭 괜찮았다. 이 면사리 또한 아기를 번갈아가며 돌보고 틈틈이 먹는 바람에 여유롭게 맛을 즐기진 못했다.

 


 

둘이 배부르게 사리까지 넣어먹고 낸 가격은 74,000원 정도.
만약 다른 메뉴를 추가했거나 음료수라도 시켰다면 거의 10만원 가까이 나올 뻔 했다. 비싼 가격의 음식을 아기를 돌보느라 허겁지겁 먹어 아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성비는 만족한다. 질 좋은 재료가 나왔고, 직원들도 친절했고, 아기와 함께 앉을 공간도 넉넉하게 확보되어있었으니까.

아기와 함께 온다면..

육아하느라 샤브샤브같이 오래오래 천천히 음미할 음식을 먹지 못했던 우리는 욕심을 내 굳이 스키야키를 먹었다.
우리의 욕심을 채우기로는 더없이 좋은 경험이었다. 다만 이제 샤브샤브, 스키야키처럼 천천히 먹어야 하는 음식은 당분간 지양해야할 것 같다. 아기가 너무 힘들어하니까.
아기가 3~4살 정도로 크면 그 때는 천천히 여유롭게 먹을 수 있을까? 아마 그 때도 쉬울 것 같지는 않다.

 

good

  • 친절한 직원, 맛있는 음식, 질 좋은 재료

soso

  • 딱히 없음

기타

  • 아기를 데리고 간다면 먹을만한 이유식을 가져오시는 게 좋음. 아기에게 줄만한 재료가 딱히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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