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코크 마라볶음면 조리 후기, 집에서도 마라맛 그대로

피코크 마라볶음면 후기, 집에서도 마라맛 그대로

임신했을 땐 아주 덜 맵게 만든 마라탕을 자주 먹었었다. 그런데 막상 아기를 낳고 나서는 딱히 마라탕을 먹지 않았다. 다른 이유가 있다기보단, 매운 음식을 즐길 여유 자체가 없어진 것 같다.
그런데 얼마 전 이마트에 갔다가 마라볶음면을 발견했다. 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피코크에서 만든 제품.
가격은 7,000원 정도로 비싼 편이지만 집에서 간단하게 마라볶음을 만들어먹을 수 있다는 것에 이미 마음이 녹았다. 그래서 사오자 마자 집에서 조리를 해봤다.
아래는 아직 요리 병아리도 못 되는 왕초보가 직접 만들어먹은 마라볶음면 후기다.

 

피코크 / 마라볶음면(7,000원 선)

피코크에서 만든 마라볶음면엔 2인분 양이 들어있다. 합해서 1,100kcal정도 되니, 인당 5~600kcal, 즉 라면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특이한 점은 생면이 들어있다는 것. 패키지 안에 쫄깃한 생수제비, 마라볶음면소스, 고추향미유가 모두 들어있어 별도의 재료를 준비할 필요도 없이 패키지로만 조리하면 된다.

마라볶음면 소스는 굉장히 빨갛다. 봉지를 뜯으면 매콤한 마라 향이 확 올라온다. 알게 모르게 마라향이 그리웠나보다. 이 봉지를 뜯고 한동안 신나서 냄새를 맡고 있었던 걸 보면.
생면은 밀가루 범벅이 되어있다. 면끼리 들러붙지 않도록 처리한 모양인데, 나는 실패.
포스팅 후반의 조리 사진만 봐도 아시겠지만, 면들이 다 엉겨붙고 떼어지지 않아서 나는 생면이 아닌 생수제비 수준이 됐다. 후.

 

1. 끓는 물에 면을 풀어넣어 4분 끓이기

가장 먼저 물을 끓이고 면을 풀어넣었다. 하지만 우리 면은 아주 서로 딱 들러붙어있어서, 4분 간 데친 후 꺼내보니 거의 떡처럼 되어있었다.

일단 면을 그릇에 담은 뒤 물기를 쫙 빼고 주방 한 켠에 올려두었다. 이 때만 해도 지금 이 붙어있는 면발들은 다음 조리 단계에서 풀어지겠지, 라고 아주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2. 후라이팬에 고추향미유와 마라볶음 소스를 넣고 20초 간 볶기

다음은 팬에 소스를 넣어 볶을 시간. 별다른 재료 없이 딱 패키지에 있는 고추향미유, 마라볶음 소스를 한 번에 부어 중불에 볶았다.

마라향이 엄청 진해진다. 집 안이 마라탕 집이 된 느낌. 그래도 목이 타거나 혀가 얼얼한 정도의 매운 맛은 아닌가보다. 눈도 코도 맵지 않다. 그저 맛있는 냄새로 느껴질 뿐.

 

3. 삶아놓은 생 수제비를 넣고 함께 볶기

다음, 아까 삶아두었던 수제비를 소스가 있는 팬에 부었다. 들러붙은 면들이 열기를 받아 서서히 분리되길 기대하면서.

그런데 웬걸. 내 기대와는 달리 수제비는 끓는 중에도 전혀 분리되지 않았다. 심지어 두껍게 엉겨붙은 부분은 안 쪽이 잘 익지 않아, 가위로 면을 자르면 단면 안쪽에 하얀 가루가 묻어났다.
패키지엔 1~2분 정도 더 볶으면 된다고 써있었지만, 나는 도무지 익지 않는 생면의 상태를 고려해서 5분은 넘게 볶았다.
그래도 중불에 계속 저어가며 조리하니 면 속에도 양념이 잘 배어갔다.

드디어 모든 조리과정이 끝났다. 이제 적당히 익힌 마라볶음면을 접시에 덜 차례!

플레이팅엔 흥미가 없어 대충 접시에 덜고, 일단 한 번 맛을 봤다.
오, 맛이 꽤 좋다. 마라탕 집에서 먹는 것만큼 맵고 짜진 않아도, 적당히 맵고 달달한 게 입맛에 잘 맞는다.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신랑도 한 번 먹어보더니 이건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반조리식품이 이렇게까지 맛 퀄리티를 괜찮게 낼 수 있나. 옛날에 비해 식품업 많이 발전한 듯 하다.

아쉽게도 나는 마라볶음면이 자랑하는 생면의 매력은 느낄 수 없었다. 수제비가 뭉쳐있는 곳을 씹으면 여전히 안 쪽은 덜 익은 것처럼 느껴졌고, 면발도 쫀득거림이 덜했으니까.
하지만 이건 마라볶음면 자체의 잘못이라기보다 면을 삶을 때 덜 풀었던 내 잘못이 더 큰 것 같다.
면은 좀 아쉬웠지만, 매콤하면서 달달한 마라탕의 맛과 향, 간편한 조리 방법, 깔끔한 패키지는 모두 만족스러웠다.


솔직히 7,000원이라는 금액이 저렴하진 않다고 본다. 마라탕에는 고기나 소세지, 메추리알, 야채 등등 각종 재료가 풍성하게 들어있으니까.
하지만 나처럼 마라는 좋아하는데 막상 밖에 나가서 외식하긴 어려운 분들이라면, 한 번 쯤은 구입해서 먹어봐도 좋아 보인다.
입맛에 맞으면 계속 주문해 먹는 걸로! 🙂

 

good

적당한 맵기, 적당한 짜기
간편한 조리 방법, 깔끔한 패키지

soso

떡처럼 들러붙은 생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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